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은 직접 경험해보는 것
최근 부천 호텔에서 화재가 일어나 19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한다. 8층이라는 꽤 높은 층수에서 화재가 일어났을 때 피난하는 과정 중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창밖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탈출하다가 가장자리에 떨어지면서 매트가 뒤집혔고 다음에 바로 뛰어내린 사람까지 두 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소방 입장은 에어매트는 제대로 설치되어 있었으나 뛰어내리면서 그게 뒤집힌 걸로 파악이 된다고 말하는데.. 예전에 영상으로 몇번 접했던 에어매트들은 꽤나 넓은 면적이고 사람이 떨어짐과 동시에 어느정도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충격을 완화하여 안전하게 피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던 걸 기억해보면 매트가 뒤집힐 정도의 크기였는가 궁금하고 매트의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완충작용이 아닌 스프링처럼 함께 튀어올랐다는 건데.. 조금 더 지켜봐야할 듯 하지만 나로써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선 소방서는 늘 화재에 대한 사건 사고들에 대해 많은 훈련들을 할 것이라 생각하기에 소방의 입장이 아닌 피난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건축물을 설계할 때에는 소방 설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정해져있기때문에 설계 당시에 충분히 고려해야할 분야이다.
소방설비를 크게 네가지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아래와 같다.
1. 화재가 일어났을 때 알려주는 경보설비
2.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소화설비
3. 화재시 피난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는 피난구조설비
4. 대규모 건축물에서는 화재 진압을 위해서 사용될 수 있도록 별도로 설치되는 소화활동설비
그 중에서 위 부천 호텔에서는 스프링쿨러(자동소화설비)가 없었다고 뉴스에 나오지만 위 설비에 대해서는 규모와 용도에 따라서 설치대상이 될 수도 있고 예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건물에 다 설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건축된 년도에 따라서 설치 기준 대상이였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부천호텔은 숙박시설의 용도이면서 6층 이상의 건물이였기에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나 건축된 년도에도 설치 대상이였을지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이 화재가 일어났을 때 자동으로 움직이는 소방 설비들이 있는가 반면 우리가 직접 수동으로 이용해야 하는 소방설비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완강기다.
완강기는 기본적으로 피난해야하는 계단으로 피난이 어려울 경우 거실에 면해있는 창호 또는 발코니에 설치되어 있다. 기둥식으로 세워져 있는 게 있고 벽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완강기를 이용해서 사람이 직접 외부로 피난할 수 있는 피난 장치이다.
그런데 완강기를 사용해본 사람이 있는지 묻고 싶다. 이론으로 저걸 본다고 해서 어떤 훌륭한 사람이 완강기 사용법을 정독하고 '아 화재가 나면 저렇게 탈출해야겠구나' 하고 인지를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머릿속으로 이해를 했다고 해도 막상 실전에서는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 멀쩡한 정신에서도 어려울텐데 화재가 일어난 급박한 상황에서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면서 착~ 하고 내려가겠는가?
완강기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 나라는 마치 이론 교육을 하면 사고 예방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것만 같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는 어떻게 해라. 화재가 일어나면 어떻게 해라. OO 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라. 온통 이론 교육이다. 그나마 체험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심폐소생술이다.
군대를 다녀온 분은 알겠지만 예비군 훈련만 가면 심폐소생술 훈련은 기본적으로 한다. 그리고 생명과 관련된 직종을 가지신 분이라고 한다면 심폐소생술 교육을 한번쯤은 받아봤고 체험도 해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간혹 뉴스를 보면 갑작스럽게 쓰러진 사람을 지나가던 누군가가 심폐소생술로 살렸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하는 까닭일테다.
그런데 다른건? 경험 해본적 없다. 소방의 최소 단위라고 할 수 있는 소화기조차 제대로 체험교육을 받아본 사람이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오래전에 받아봤기에 기억이 날까 모르겠다. 일단 나는 소화기를 사용해본적은 없다. 이론 교육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 (안전핀을 뽑는다. 소화벨브를 화재 방향으로 하고 손잡이를 움켜쥔다였던가..)
사고 예방이라고 하는 것은 말그대로 반복적인 이론교육과 체험교육을 통해 몸에 배어야 한다. 상황이 발생하면 제 정신일리 없으니 몸이 자동으로 반사할 수 있도록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 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이론교육 중심이 아닌 체험교육 중심으로 바꿔야한다.
이론교육 중심이 아닌 체험교육 중심으로 재해에 대해 우리는 대비해야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전의 재해가 발생했을 때 정부의 대처를 보면 책임을 묻고 소방 설비가 설치되어있지 않는 기존 건축물들을 전적으로 조사하여 설치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고 할 것이다.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또 서민들만 죽어나는 것이다.
몇년사이에 반복되는 상황들을 보면 마치 완벽한 장치들을 만들려고 아주 노력중이다. 그러나 사고는 어떻게든 나게 되어 있다. 사고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반응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한다. 이미지 한장 뿌려가면서 재해가 일어나면 이렇게 행동하세요! 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좀 알고...
우리는 주기적으로 이론교육과 체험교육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재해들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 많은 사건 사고가 있겠지만 글을 마무리하기전에 내가 살아오면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겪어봄짓한 상황들을 적어보며 글을 끝내고자 한다.
● 비행기 비상 상황시 탈출에 대한 교육
- > 안전조끼를 착용하라느니, 자동으로 내려오는 호흡기를 쓰라느니 매번 비행기가 이륙하기전에 승무원들이 나와서 설명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직접 해봐야한다.
● 기차나 전철 , 버스 등 탈출에 대한 교육
- > 비상상황시 망치로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라고 하는데 해본 적이 있나? 저 조그만한 망치로 잘 깨질지 그리고 깨진 다음에 유리 파편들이 막 잔재되어 있지 않을까? 궁금한 사항이 많다. 깨보고 버스 높이에서 탈출시 어떻게 될 지 그 예상경로를 직접 해보면 좋을 듯 하다.
● 완강기 교육
- > 적어도 2층 높이에서 직접 착용해보고 내려가보는 것 해봐야하지 않겠니? 왠만한 건물에 다 설치되어 있는데 폼은 아니잖니.
● 지진에 대한 대처
- > 우리나라도 이제 지진에 대해 논외의 대상이 아닌 것은 몇차례 일어난 지진들을 보고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지진이 발생하면 책상 밑으로 숨으라느니 건물에서 최대한 멀리가라느니 영상 교육으로만 끝낼 것이니? 체험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 화재가 일어났을 때 대처
- > 소화기를 사용해보거나 요즘에는 투척형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는데 한번쯤은 사용해봐야 하지 않을까...
● 운전 중에 고속도로에서 문제 발생시
- > 비트박스 (비상등 켜고, 트렁크 열고, 밖으로 대피하고, 스...? 뭐였드라 찾아보니 스마트폰으로 신고!)
이건 운전할 때마다 보는 데 오히려 이렇게 뇌리에 박힐 만한걸로 기억시키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반복되어 일어나는 재해에 있어서는 말로만 대처방안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체험해볼 수 있는 곳들이 지역 곳곳에 설치될 필요가 있다. 이러면 또 어디에 설치되어 있다고 말하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