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세상을 그리고 사람을 거꾸로 본 적이 있나요?

어른의 Why?

by 다시봄

나는 중증 길치여서 갔던 길을 거꾸로 되돌아가면 전혀 다른 길처럼 보인다.

그래서 운전을 할 때도 갔던 길을 제대로 되돌아오기 위해 꼭 내비게이션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길치여서 좋은 점이 있다.


길이 항상 ‘새롭게’ 보인다는 것이다.


일부러 새로운 장소에 가지 않아도, 매일 다니던 길을 걸어도, 세상을 거꾸로 본 것처럼 다르게 보인다.


당신이 길치라면 그대로 늘 새로운 길을 걸어가면 되지만, 당신이 길치가 아니라면 가끔은 세상을 거꾸로 보길 바란다.

거꾸로 바라본 세상은 비슷한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거꾸로 본다는 건 다르게 본다는 것이다.
거꾸로 본다는 건 새롭게 본다는 것이다.



같은 것을 다르게 보고 새롭게 보면 여러 개를 한 번에 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게 한 번에 한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꼼꼼히 보고 자세히 보고 여러 번 봐야 한다. 한 번 보고 다 알았다고 결론 내리지 말고 여러 각도로 들여다보면서 새로움을 찾아야 한다.


한 번 봤을 땐 추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거꾸로 보는 과정에서 의외의 면을 발견하고 안 보이던 아름다움이 보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그런 시각으로, 세상을 그리고 사람을 바라보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달리 보일 수 있다.



사람 볼 줄 모르는 건지, 한 번 보고 판단해서였는지 몰라도 처음에 색안경을 끼고 봤던 사람이 나중에 친구가 되거나 연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첫사랑이 그랬다.

매사에 잘난 척하는 그가 꼴 보기 싫었다. 그는 키도 작고 못난 얼굴은 아니지만 잘 생기지도 않았고 시골에 사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성당에서 학생회 활동을 같이 하면서 알게 됐는데 나서길 좋아하고 누구보다 자기가 뛰어난 사람인 양 굴어서 어디서 저런 진상이 들어왔냐며 대놓고 싫어했다. 회장인 그와 부회장인 나는 어쩔 수 없이 자주 볼 수밖에 없었고 그와의 만남이 잦아질수록 새로운 면을 보게 되어 종국엔 사랑에 빠지게 됐다. 심지어 그가 잘 생겨 보이게까지 됐다.


잘 난 척하는 그가 싫었는데 그는 정말 잘난 사람이었고 잘하는 게 많은 사람이었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노래는 가수를 씹어 먹을 정도로 잘했다. 기타도 잘 쳐, 글도 잘 써, 생각도 깊어, 유머도 있는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단지 남들 앞에 나서는 모습이 보기 싫었던 건데 충분히 나설 만한 사람이었다. 친구들도 그가 별로라며 둘이 만나는 걸 내켜하지 않았지만 남들 앞에선 잘난 척하는 그가 나와 단둘이 있으면 말을 아끼고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숙맥이었다. 둘이 있을 때 자세히 들여다본 그는 겉모습과 다른 사람이었고 실제로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표현이 서툴렀지만 무심한 듯 건네준 편지와 전화로 불러준 노래하는 목소리로 그 사람 안에 있는 다정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첫사랑 그와 헤어진 후 사람을 만나는 일에 신중하게 되었다. 사람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함부로 결론 내리지 말아야 한다는 걸 항상 생각했다.

세상을 다르게 보고 새롭게 보듯 사람도 다각도로 보면서 충분히 이해한 후에 ‘어떤 사람’인지 말해야 한다는 것을.


거꾸로 보면 달리 보이는 세상처럼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거꾸로 보면 새롭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얼핏 봐도 예쁘지만 자세히 보면 더 예쁜 꽃처럼

지금 살아가는 세상을, 지금 만나는 사람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똑같아서 지루하고 별 볼 일 없는 것 같은 삶, 매일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한 번 더 곱씹어보고 한 번은 거꾸로 바라본다면 분명 달리 보일 것이고, 다른 게 보일 것이고, 새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세상과 그 사람 안의 진짜를 보기 위해

겉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알기 위해

뒤집어 보고

거꾸로 보고

다시 보는 정성을 들여보자.






[지금 연재 중입니다]

월 : 어른의 Why?

화 : 일주일에 한번 부모님과 여행갑니다

수 : 어른의 Why?

목 :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금 : 영화보다 드라마틱한 사ㄹㅁ

토 : 어른의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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