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좀 가자. ㅜㅜ
지금이야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법이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4-5년 전만 해도 이런 법은 우스웠나 보다. 내가 일했던 학원에선 바깥으로 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에 어두운 필름지를 붙이거나 암막 커튼 치고 10시 이후의 수업을 진행했었다. 왜 이렇게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수업을 만드는 걸까?
그 이유는 바로 야간 자율학습을 끝낸 고등학생들을 받아서 학원의 수입을 늘리자는 것이었다. 결국 돈 좀 더 벌자고 불법을 저지른다는 거다. 하긴 작은 돈은 아니었겠지.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하는 일인데.
혹시라도 10시 이후 수업으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것을 염려하는 선생이나 학생들에게 원장은 ‘나는 경찰서장과 친구라 절대 걸릴 일이 없는 데다 단속이 나오는 날은 미리 알려준다.’며 호언장담을 했다. 만일 단속에 걸려 영업정지를 당해도 학원 이름을 변경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나? 어처구니가 없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이 맞는 거겠지?
이런 기가 차는 이유로 선생들을 밤 10시를 넘어 새벽 1시까지 노예처럼 혹사시켰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고. 일반적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10시까지 수업이 완료되었지만 영재고나 과고를 준비하는 중학생들은 정식 수업이 아니라 문제풀이라는 명목으로 학원에 발을 묶어두었고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온 고등학생들은 10시 20분 정도부터 1시간 반이나 2시간 정도에 정규 수업을 진행해야 했다.
간혹 가다 이런 학원에 시스템이 못마땅한 학생들은 몰래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직접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데 전화를 받은 경찰 말이 가관이었다고 한다.
"어느 학원인가요?"
학생이 "00 학원인데요."라고 답하니
"거긴 단속 안 가요."라고 답했다는 소문이 있다.
물론 직접 들은 얘기가 아니라 확실한 얘기라고 믿을 수는 없지만 이 학원의 수업이 지금 이 순간에도 밤 10시를 넘어 있는 것을 보면 이 거짓말과 같은 소문이 진짜인 것만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이렇게 새벽까지 공부해야 영재고나 과고를 갈 수 있다고 말하는 현실이 무섭고 그 얘기에 맹신하고 아이를 맡기는 부모님들이 답답하다.
나도 여전히 이 바닥에 몸 담고 있지만 저렇게 늦게까지 공부한다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학교에서 하루 종일 공부하고 와서 새벽 1시까지 학원 수업을 듣는다면 과연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을까? 어른들이 본인의 어린 시절을 되새겨본다면 답이 나올 것이다. 남도 하니까 나도 한다는 생각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물리적인 시간의 양을 맹신하지 말고, 학원에 상술에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는 학부모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