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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쵸비 Sep 21. 2019

#02. 직장생활의 양념, 전화와 문자 매너_02

직(職)티켓을 알면 편해요



  

|더하기보다 빼기를 잘하셔야 합니다.| 


   직장 생활을 콘셉트로 한 이모티콘이 인기입니다. 구구절절 설명 없이 직장인 심정을 직감적으로 대변해주는 터라 공감백배입니다. 사실 소통하는 데 있어서 글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 상황 등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긴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모티콘이 대세라도 직장 상사에게는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에게 ‘안녕하삼~~ *^6^*’ , ‘결근해욤 봐주삼^^;;’ , ‘넵’ 등을 사용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소통은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 입장입니다.    

  

   지나친 이모티콘이나 줄임말의 사용은 상사뿐만 아니라 동료에게도 조심해야 합니다. 상사나 동료의 얼굴 표정으로는 이해하는 것 같지만 마음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사에 진중하지 못하고 예의 없는 사람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신입사원 중 입사 초기에 학생티를 벗지 못하고 애교나 친근감의 표현으로 귀여운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회사는 학교나 가정과는 다릅니다. 위계, 규율이 있는 조직사회입니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이 ‘더하기’보다 ‘빼기’가 좋을 때도 있습니다.


            


|혹시 후회한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나라 말은 한 글자만 달라져도 그 의미가 완전히 바뀝니다.  특히 받침 하나가 큰(?)일을 내기도 합니다. 가령, ‘돈’ 이라는 글자에 받침하나 바꾸면 ‘돌’ 이라는 글자가 됩니다.  ‘님’ 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남’ 이 됩니다.     


   이렇게 잘못 쓰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상대가 보낸 문자가 무슨 의미인지 해석은 됩니다. 문자를 많이 하다 보니 오타 한 두 개 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중요한 거래처나 상사라면 심각해질 수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문자를 전혀 엉뚱한 사람에게 보냈을 때입니다. 아마 더러 이런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보낸 문자는 취소도 안 됩니다. 물론 카카오톡은 삭제 기능이 있습니다만 삭제 흔적이 남아 있어 약간 찝찝합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후에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 이해를 구하셔야 합니다. 물론 덤으로 진땀은 흘릴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언젠가 교육과정을 마치고 상사에게 문자로 교육 종료 보고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이 순간에 하필이면 아내한테서 문자가 왔습니다. “여보! 들어올 때 삼겹살 좀 사와!...”  아내에게 답장을 보내는 순간 수신자를 바로 아래 줄에 있는 상사를 잘못 선택하고 문자가 가버렸습니다. 민망한 내용도 그렇지만 제가 공처가임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내 얼굴이 화끈거렸던 일이었습니다. 그때 배운 교훈입니다. 문자를 보낼 때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또박또박 기록하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야합니다. 그래야 후회를 안 하십니다.     



|휴대폰을 집에 두고 출근해본 적 있으신가요? 


   얼마 전 본의 아니게 휴대폰을 집에 두고 출근한 적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집에 다시 갔다 와도 될 것 같았습니다. 휴대폰 가지러 집에 갈까 말까 몇 번을 망설였습니다. 다행히 급하게 연락을 받을 일정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업무를 하기로 했습니다. 갑자기 “휴대폰 없는 하루는 어떨까?” 라는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해서 하루 정도는 휴대폰 없이 보내기로 작정하니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여유로워 졌습니다.    

  

   오전 한 두 시간은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휴대폰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업체로부터 메일을 받고 문자 연락할 일이 생겼습니다. 아뿔사! 업체 연락처가 휴대폰에 등록되어 있었던 겁니다. 휴대폰에 의지하다보면 집 전화번호도 생각 안날 때가 많습니다. 당연히 업체 전화번호는 외우지 못하지요. 연락을 할 수 없어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사무실로 걸려오는 전화는 거의 없습니다. 사무실 전화는 업체 광고나 회사 소개 차 방문허가 요청하는 전화들입니다.  대부분 휴대전화로 소통 합니다. 스팸전화가 생각이 났습니다. 휴대폰에 스팸 전화를 알려주는 앱을 깔아서 관계없는 전화는 아무리 벨이 울려도 받지 않습니다. 혹시 누군가 급한 일로 계속 전화를 하는데 내가 스팸전화로 생각하고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오해를 하지 않을까? 친한 사이나 자주 연락하는 업체는 사무실 전화 보다는 휴대폰으로 소통합니다. 관계의 단절로 인한 불안감이 이런 느낌일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불안하고 초조해졌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휴대폰 없이는 살아 갈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휴대폰의 노예가 된 것 같습니다.  문명의 이기 덕분에 편리함은 얻었지만 상대적으로 잃은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편지문화가 사라지고 친구가 휴대폰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잠들 때도 휴대폰이 불러주는 자장가를 들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휴대폰 없는 하루를 살아봤습니다. 불필요한 시간도 절약하고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할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습니다. 마음은 이미 휴대폰이 있는 집으로 가 있었습니다.     


   “어! 휴대폰이 어디 있지... 김 대리 혹시 내 휴대폰 봤나?”

 “부장님! 거기 책 밑에 있잖아요. 부장님... 나이는 어쩔 수 없네요.”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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