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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안테스 Jun 20. 2023

찌질하고 비루한 배고픔

타인과의 관계

오만한 생각을 가지며 살았던 적이 있다.

다른 사람보다 성숙하다는 오만...

내 또래의 사람들을 보며,

철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 시기가 있다.


자신의 성숙의 정도에 꽤 많은

점수를 주며 살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고함을

유지할 자신과 용기도 없으면서,

쓸데없는 자존심의 높음을

성숙의 정도라 착각 하면서 살았다.


가슴이 미어지도록 슬프다.

집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방밖으로 발걸음 하나 떼지 않고,

숨만 쉬면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슬퍼한 시간만큼

슬퍼한 강도만큼

내 마음이 진실되었다는 것을

그만큼 진심이었다는 듯이

자기 합리화를 하고 싶었나 보다.


그런데 고작 이틀을 넘기지를 못하네.

이튿날 눈을 뜨고

내 몸이 내게 보내는 신호...

배고프다...

내 몸의 일부가 내 정신에

슬픔에 잠겨 있어야 할 것 같은

나의 의지에 가장 위배되는 신호를 보낸다.

아니면 오히려 가식을 떨고 있는 건

내 정신과 마음인가...


그렇게 바닥에 주저 않아

찬밥에 참치캔 하나를

대충 열어놓고 먹는다

비루하다

그게 또 먹히네

이런 순간에도 허기가 지네

이별의 슬픔과 아픔이 거짓이 아닐진대,

그 허기 하나를 이틀도 못 견딘다.

찌질하고 비루한 배고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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