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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안테스 Jun 20. 2023

당신의 시선

타인과의 관계

"짜증 나는구나.

달달한 것 좀 사 왔어.

이거 마시면서 해.


또... 왜...

누가 또 열받게 했구나!

김선배?

안 되겠네.

이 인간 손 좀 봐줘야겠네....

어이구...

너 또 체했구나.

계속 딸꾹질하는 거 보니.

떡볶이 먹었지?

너 내가 스트레스받을 땐

떡볶이 먹지 말라고 했지.

넌 컨디션 안 좋을 때 떡볶이 먹으면

항상 체하잖아.


안 돼... 안 돼...

절대로 안된다.

너 계속 손톱 물어뜯는 거 보니,

담배 땡기는 거지...

절대로 절대로 안된다.

너 담배 끊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벌써 잊었어?

차라리 떡볶이를 먹자...

그건 소화제 먹으면 되니까"


'어떻게 저렇게 따라다니며,

지치지 않고 잔소리를

할 수 있나 싶었다.

그리고 어떻게 귀신 같이

내 상태를 짐작하는 건지 싶었다'


'아... 이번주도 스트레스 가득이다.

해도 해도 일이 안 줄고...

다 해놓으면 미친 김선배 xx가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처음으로 돌려놓기 일쑤다.

아... 어쩌랴... 월급쟁이 신세.

까라면 까야지...

도저히 열받아 회사는 못 있겠다.

짐 싸서 집에 가서 음악이나

들으며 해야겠다.

아~~ 가는 길에 매운

떡볶이나 포장해 가야지.

역시... 이 맛이야...

매운 떡볶이에 맥주 한잔...

 왼손으로 담배 한 모금...

인생 얼마나 살겠다고... 에라이~

그냥 대충 살자...'


'오늘따라 떡볶이가 너무 맵다.

더럽게... 맵다

담배 연기는 왜 이렇게 독해...

눈물이 난다.

떡볶이가 너무 매워서...

오랜만에 피운 담배 연기로

눈물이 났을 뿐이다.

아니 그런 걸로 하자.

그냥 그런 걸로 하자...'


'어디에서 내가 무엇을 하든

너를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 무언가 불편한 게 있어

고개를 돌리면,

거기에 잔소리

대마왕 같은 얼굴을 한

네가 있었다.

때론 물을 들고,

캐러멜 마키아또를 들고,

소화제를 들고,

내 등짝 후려갈기고,

어느새 들고 온 무시 무시한 바늘로

내 손을 따고 있었다.'


'그래...

나를 나보다 더 잘 알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구나.

당신 시선...

당신은 항상

나를 바라보고 있었구나.

그래서 알 수 있었던 거구나.

나는 내 앞을 쳐다보기 바빴는데,

불편한 것이 있어야

필요한 것이 있어야

너를 돌아보곤 했는데...

너는 그런 눈을 하고

나를 보고 있었구나.'


'당신 시선...

그게 그렇게 위안이 되는 거였구나.

그렇게 나를 쳐다보는

당신의 시선이

참 따뜻했던 거구나.

눈을 잔뜩 흘긴 채

다가오던 당신의 눈빛.

당신이 그런 눈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나면,

내 안에 스며들던 불편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해결이 되었던 거구나.

세상의 시선이 온통

나를 비난하는 것

같던 순간에도,

너만은 그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던 거구나.

당신의 시선....

그런 눈으로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되었는지...

너한테 한 번은 얘기를

해줬다면 좋았을 텐데.

너무 고마웠다고.

너무 감사했다고.

당신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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