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불편한 이웃이 생기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새로운 아파트에서의 생활을 이어나갔다. 싫거나 좋거나 세상에 하나뿐인 집이니 어쩔 수 없다. 딱 불편한 이웃만 없다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잘 안 된다. 그 이웃이 이사를 가거나 내가 이사를 가지 않는 한 이 관계가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싫어도 같은 라인에 살아야 하고 엘리베이터도 함께 타야 하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항상 먼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지냈다. 근데 자기가 뭐라도 된 양 내 인사에 고개만 까딱하고 지나가거나 아니면 "안녕'하며 지나가는게 아닌가. 그리고 더한건 나 보라는 듯 다른 옆에 있는 이웃에게는 "어머, 안녕하세요"라며 과장된 인사를 항상 건넸다.
그 속이 궁금하기도 하고 기분이 나빴다. 은근히 티 나지 않게 나만 알 수 있도록 괴롭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었을까? 아마 모르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이용 아닌 이용해가며 나를 엘리베이터 안에서 투명인간 취급하기 시작했다. 근데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 이웃들은 거의 모두 이사를 갔다.
한번은 물어봤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항상 나만 빼고 인사하거나 왜 나에게만 반말을 쓰며 안녕이라고 인사하냐고 말이다.
"내가 00엄마랑 우리 동에서 제일 친해서 그런거야."
너무 앞뒤가 안 맞지 않은가?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고 있으면서,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예의 바른 척 하는 행동들이 이중적으로 보였다.
겉으로 예의 있는 척. 경우 있는 척. 미소를 지으며 과장되게 인사를 하는데, 그러면서 티 나지 않게 다른 사람을 은근히 괴롭히며 그 사람의 심리를 조종하려는 사람.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평생 인생을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겉과 속이 다른 모순적인 행동들을 그냥 두고 볼 수 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