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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Oct 20. 2023

수영장에서

명절 열차표 예매보다 힘든 수강신청 

40살에 제일 잘했던 일을 손에 꼽으라고 한다면 1년 정도를 빠지지 않고 아침마다 수영 강습을 받으러 나간일이다. 사실 그전에도 수영을 배우기는 했지만, 이렇게 꾸준하게 다녔던 적은 없었다.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월수금 주 3회 매일 아침 8시 20분에 집을 나선뒤, 20분을 걸어서 동네 체육관에 도착했다. 


사실 혼자서 운동을 꾸준하게 하라고 한다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에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일년을 정말 즐겁게 수영 강습을 들었다. 처음부터 알았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같이 운동을 하면서 알게되었고, 얼굴이 시뻘개질 정도로 함께 운동을 하면서 친해 졌다. 


그렇게 40살이 되던 첫해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열심히 다녔는데,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운동을 한동안 쉬게 되었다. 동네 체육관은 명절 열차표 예매 보다 수강신청을 성공하는게 힘들기 때문에, 수업을 안들어도 재등록을 해두는게 좋지만,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 


마침 나와 함께 수영을 다녔던 언니들도 점점 강습에 흥미를 잃어가던 터라 가끔씩 수업에 빠지는 일들이 생기게 되었고, 나 역시 아이들이 학교에서 머리아픈 일들이 있어서 운동에 집중하기도 힘들기도 했다. 


수영장 텃새는 사실 그렇게 많이 느끼지는 못했지만, 초급 시절에는 별로 느끼지 못했던 텃새를 중급반으로 올라가면서 조금 느끼게 된것도 있었고. 그것 때문에 그만둔건 아니었지만 사실 영향이 조금 있기도 했다. 아무튼 초급반에서 함께 수영했던 나이대가 비슷한 4인방은 이런저런 이유로 몇몇은 남았고, 몇몇은 그만뒀다. 


그리고. 그 다음해 봄. 집에 있으니 살만 쪄가고 이제 다시 운동 해보려고 수업등록을 하려고 하는데 이게 정말 쉬운일이 아니다. 몇달을 기다려서 신청을 하려고 정각에 클릭하는 순간, 모든 수업이 마감! 이었다. 


에휴. 그때 안다녀도 동록을 해두라는 왕언니의 말을 들을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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