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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앤디 Apr 06. 2021

+7  몸무게가 전부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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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가 전부는 아니지만.


작년에 7킬로가 늘었다. 집콕 생활이 이어지며 확찐자라는 우스우면서도 슬픈 신조어가 생겼다. 처음에는 사람들 참 기발하다며 그냥 웃었다. 그러다 얼떨결에 그 대열에 합류해서 찔끔 울었다. 약 7개월 동안 7킬로 늘어서 유지 중이니 한 달에 1킬로 정도 찐 셈이다. 


맙소사, 나도 확찐자. 만보 걷고 운동해도 그 정도라니 기가 막혔다. 허탈하기도 했다. 두 번의 임신과 출산을 제외하고는 평균 50~51킬로 언저리에서 왔다 갔다 했는데. 활동 반경이 좁아진 것도 있고 덩달아 활동량도 적어졌다. 매 끼니를 남편과 함께 하니 더 많이 먹게 되고 악순환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 본 적은 없다. 다이어트라는 단어는 주로 살을 빼는데 쓰이지만 더 큰 의미가 있다. ‘음식 조절. 몸무게를 줄이거나 건강 증진을 위하여 제한된 식사를 하는 것을 이른다.’(식품과학사전) 건강 증진을 위한 다이어트는 늘 해왔다. 때로는 철저하고 때로는 느슨하게. 


어릴 때부터 아토피와 알레르기가 있어서 아무 음식이나 먹을 수가 없었다. 계란, 우유, 엿기름, 밀가루, 돼지고기, 닭고기, 갈치, 고등어,... 우선 못 먹는 음식을 뺀 다음 먹을 수 있는 음식 위주로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건데 혹자는 재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거나 많이 먹었다고 둘러대기도 했다. 


배 안 고프다고 말하면 

왜 밥 안 먹냐, 좀 먹어라.


먹으면 또 이렇게 말한다.

왜 먹는데도 안 찌냐, 좀 더 먹어라.



이러나저러나 참견하고 타박하는 것이 사람의 일인가 보다. 못 먹는 음식이라 안 먹은 건데. 야속도 했다. 







음식과 성격의 상관관계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 없지만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좋게 말하면 내향적이고 세심하고 민감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예민하고 까다롭고 까칠한 성격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은 아마 음식을 가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인 것 같다. 자라온 환경 또한 대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말이다. 



얼마 전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다녀왔다. 의사는 차트를 보더니 빙그레 웃는다. 


몸무게가 좀 늘었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더라고요.

아직까지는 괜찮아요. 운동하고 식단 조절 꼭 하셔요. 

이 나이 지나면 절대 돌이킬 수 없으니까 그 점 명심하시고요.



의사는 단발머리에 얇은 은장이 테에 둘러진 안경을 끼고 있었다. 50대 후반 정도에 깐깐한 프로 같았다. 또박또박 차분하지만 진지하게 나오는 말을 듣는 순간, 괜찮다고 말하는데도 몸이 몇 배는 더 무겁게 느껴졌다. 20시간 즈음 금식해서 +7-1킬로인데도 말이다. 나도 모르게 두 손이 모아지고 공손하게 웃으며 ‘네’라고 대답했다. 



결심했다. 시작한 날이 1일이다. 그러니 오늘이 1일이다. 

몸무게가 전부는 아니지만 건강을 위해 체중조절을 하고 운동을 더하기로 했다. 7개월 동안 한 달에 1kg씩 7kg...... 는 너무 길고 많으니까 일단 1kg만 건강하게 빼고 보자. 걷고 달리고 스트레칭 꼭 하고. 

3월 2일까지. 




2월 1kg 감량 성공

3월 1kg 감량 성공 

4월 진행 중 


@글쓰는별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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