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유를 묻지 않았다

<내 맘의 강물> 1회 차

by 김환

먼 이국땅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시차만큼 늦게 찾아온 밤이었다.


“당신, <내 맘의 강물>이라는 노래 알아?”


처음 듣는 곡이라고 하자,

꼭 배워서 불러 달라고 했다.

잠시 말이 없었다.

그 무렵 우리는

설명보다 침묵을 먼저 건네고 있었다.


유튜브에서 찾아 들은 노래는

이상하리만치 낯설지 않았다.

가사와 선율이

이미 흐르던 물길을

다시 만나는 것처럼, 스며들었다.


이 노래는 기교가 아니었다.

목소리보다 마음을 비워야 했다.

고요 속에

진심마저 내려놓아야 했다.


<내 맘의 강물>에는

역경 속에서도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 있었다.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

문득 푸시킨의 한 구절이 마음에 스며든다.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고.

이 노래는 고통을 밀어내기보다

그 안에 조용히 머무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잦아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후로 나는

혼자 있을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마다

이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다시 흐르기 시작할 자리가

내 안에 열렸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작가의 이전글다시 노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