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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예지 Nov 20. 2020

소금 뿌리고 설탕 뿌리고

Recipe 4. 오이무침

@최명순


오이반찬 하는법

오이썰고 소금뿌리고

설탕 뿌리고 식초넣고

살짝 절여서 마늘다진것

넣고 고추장 고추가루 넣고

참기름 넣고 버무려먹어라





스트레스로 밥맛이 없을 때

가장 생각나는 맛은

치명적으로 맵고, 지나치게 쓰고, 절대적으로 단맛이 아니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친숙한 맛!


마트에서 구하기 쉬운 가장 흔한 재료로

그리운 맛을 흉내 내보는 것,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 입맛을 잡아올 만큼 '속 시원한' 맛이어야 할 것.

그중에서 제일은  아삭아삭한 식감의 '오이무침'이 아닐까?


어느 날은 엄마가 적어준 대로 오이무침을 해보기로 했다.

잘 씻은 오이도 또깡또깡 썰고

알 굵은 양파도 큼직큼직 썰어

양푼 그릇에 담아 소금을 촤~촵촵 뿌리고

소금기가 골고루 배도록 휘휘 뒤집었다.


소금물에 오이의 물기가 살짝궁 배어 나올 즈음,

'엄마표' 다진 마늘,

'엄마표' 고추장 한 스푼,

'엄마표' 고춧가루 반 스푼 듬뿍 퍼서

촤라락 뿌린 후

(설탕은 싫으니)

'엄마표' 매실액 한 스푼,

'엄마표' 참기름 한 스푼 투하!


한데 넣고 쓱쓱 버무리자,

먹음직스러운 오이무침 완성!


그런데 이상도 하다!

모든 재료가 '엄마표'이건만,

왜 엄마 품처럼 친숙하고 그리운 맛이 나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만들기 쉬워보였던 반찬이,

세상에서 가장 흉내내기 어려운 반찬으로 변하는 (슬픈) 마법!



'명순의 레시피' 이전 글 : https://brunch.co.kr/@anding-credit/60


 https://brunch.co.kr/@anding-credit/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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