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그림책
그림책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아이가 태어나고부터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둘째를 임신했을 때, 처음으로 심사숙고해서 그림책을 사게 되었다. 동생을 맞이하게 될 첫째에게 그림책을 통해 부드럽고 따뜻하게 그 소식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책은 '동생이 태어날 거야 (글 존 버닝햄, 그림 헬린 옥슨버리)'와 '엄마를 빌려 줄게(글 최재숙, 그림 강전희)'였다. 둘째가 태어나기 전에 수도 없이 아이에게 읽어 주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 그림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마음이 성장한다. 치과 가기 전에 읽는 그림책을 보고 또 보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하고, 나 혼자 만의 두려움이 아니라고 위로를 받는다. 새롭게 생겨나는 다양한 감정(자립심, 자존감, 부러움, 애착 등)에 대해 배우며 그런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그런 책을 읽어주며 엄마인 나도 참 많이 배웠다. 사실 내가 더 많이 배운 것 같다. 어떤 때는 아이와 함께 책을 보다가 내가 목이 메어 읽기 힘들었던 적도 있다.
그림책은 쉽다. 하지만 그림책이 주는 울림은 크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삭막한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따뜻하고 정의로운 단어들이다. 누군가는 '그러니깐 동화책이지.' 하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러니깐 한 번 더 꿈꿔보자'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세상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이다. 그래서 나는 그림책을 조금 더 깊게 알아가고 싶다. 그림책을 보는 어른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세상풍파에 흘려보내버렸던 기억들을 다시 떠올리고, 꿈을 꾸고, 아이들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어른들이 많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