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내겐 1순위다
헉헉,
고지가 눈앞이다.
30분간 쉬지 않고 달리기.
달리기에 도움을 주는 앱을 찾아 슬로우조깅을 시작했다.
30분간 달리기가 8주 목표로 이틀에 한 번씩 달리게 되어 있지만, 나는 거의매일 달려 4주 만에 7주 차에 들어섰다.
뛰고 걷고를 반복하는 인터벌 운동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최종에는 쉬지 않고 30분 달리기가 목표다.
100m도 달리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나 쉽게 요즘은 달리는 즐거움(?)에 빠져있다.
매번 뛸 때마다 죽을 듯 숨을 헐떡거리지만 달리고 나서의 상쾌함은 또 다른 성취감을 주어 기분 좋게 한다.
나는 초반페이스가 쥐약이다.
그 임계점을 통과하면 후반부는 와이프를 앞지른다.
마지막 코스에서는 서로 이기려 남은 힘을 모아 달리지만, 아직은 와이프를 못 당한다.
그러나 머지않아…. 흐흐흐.
날이 더워져 오늘 아침엔 혼자 조깅을 했다.
만약 파킨슨에 걸리지 않았다면 여전히 일을 좋아한다며 수 시간을 의자에 들러붙어서 매일 밤늦게나 집에 오는 그런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깅이나 탁구, 아쿠아로빅, 에어로빅, 필라테스, 요가 이런 운동은 결코 경험치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더 좋은 운동도 많겠지만, 이젠 내게 맞는 운동은 한계가 있다.
몸상태가 호엔야척도 2단계에 들어선 지금은 약을 복용해도 컨디션이 80% 정도라, 운동할 때도 동작이 좀 어색하고 올바르게 동작하려면 애를 써야 한다.
나의 운동의 종목과 강도는 파킨슨에 좋다는 운동종목 위주로 나의 몸 상태에 맞춰 바뀌어 왔는데 운동마다 나름의 특징과 장단점이 있다.
빠르게 걷기
파킨슨진단받고 운동해야 된다는 의무감에 그녀와 함께 처음 시작한 운동이 빠르게 걷기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운동을 안 했다 싶은 게 그 상황에서 선택한 운동이 고작 빠르게 걷기라니…, 후훗.
그땐 일로 파김치가 되어 집에 오면 쓰러지기 바쁘던 그런 반복된 생활을 하던 시기라, 당장에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었고 운동을 전혀 안 하던 내게 빠르게 걷기도 나름 큰 결심이었다.
그땐 몸도 온전했고 그녀와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감했다.
돌이켜 보니 신체적 건강보다는 정신과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지금도 자주 와이프와 함께 걷고 있다.
황톳길 맨발 걷기
그늘진 곳에 조성된 황톳길에서 맨발 걷기를 한다.
황토맨발 걷기는 맨발을 자극하여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황토에서 나오는 음이온과 접지 효과로 체내의 전자를 배출하며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효과를 보려면 주 3~5회, 30분 이상이 좋다 하는데, 난 비가 오지 않으면 무더운 날에도 주2회 정도 걷고 있다.
병에 대한 효과를 크게 느끼진 못하지만, 머리가 복잡하거나 생각정리가 필요할 때나 무언가 집중해서 듣고 싶을 때는 황톳길을 걷는다.
생활체조
공원에서 시민대상으로 진행하는 무료 생활체조는 에어로빅에 가깝다.
야외에서 크게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에 맞춰 여럿이 함께 하는 운동이라 그런지 즐겁고 재미도 있다.
처음엔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라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눈치 보는 건 이미 집어치운 지 오래라 살기 위한 맘으로 열심히 따라 한다.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게 즐겁다는 걸 느끼며 몸의 강직과 느려짐이 없어지고 팔다리가 리듬을 제대로 타게 될 그날에는 더 나아가 댄스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몽상이 아니기를….
춤을 추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질러대는 "앗싸"같은 취임새는 재미의 한몫을 담당한다.
앞쪽라인에 자리 잡은 아주머니들은 어찌나 열성적인지…,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은 역시 대단하다.
필라테스
몸이 뻣뻣하게 굳기시작하며 시작했다.
유연성과 몸을 푸는 데는 최고의 운동이지 싶다.
저녁에 퇴근하고 그녀와 함께 부랴부랴 밥을 챙겨 먹고 체육센터에 빠르게 걸어간다.
날씬한 강사의 말과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뛰는 게 아닌데도 온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지만 유연해져 있다.
변화를 바로바로 느끼게 되는 파킨슨에 매우 좋은 운동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 운동도 정상인들과 함께 하다 보니 따라 하는 게 조금씩 버거워져서 1년가량 하다 내가 조절가능한 다른 운동으로 바꾸었다.
증상이 심해지면 재활코스나 개인레슨으로 변경해서 꾸준히 하면 좋을 운동이지만 강습비가 고가여서 기본기는 알게 된 지금은 가끔 영상을 틀고 집에서 따라 한다. 그러나, 혼자 꾸준히 하는 건 한계가 있는 듯하다.
아쿠아로빅
물에서 하는 운동으로 혈액순환에 아주 좋고 안전해 크게 무리없는 경강도의 운동인 아쿠아로빅은 내게 안성맞춤인 운동이라 선택했다.
어린 오리들이 어미 오리를 뒤뚱뒤뚱 따라가듯, 강사의 움직임에 맞춰 학생들의 몸동작이 일정하게 움직인다.
물속에 몸이 들어가 있어 팔과 목, 얼굴만 보이지만, 일사불란하게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우습다.
더군다나 어르신들이.
그 속에 섞여 한동안 열심히 따라 했다.
나이 들고 대부분 여성이 하는 운동이지만 병 관리차원에서 나는 출근 전 몸을 풀고 하루를 시작하고자 새벽시간에 다녔는데, 젊은 남성이 연세 드신 분들 사이 물 한가운데 덩그러니 들어가 있으니 강사나 주위분들의 관심의 대상이었겠다 싶다.
1시간 내내 큰 음악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어데다 보니 오랜 시간 다녀도 주위분들과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다.
동작을 따라 하며 머릿속에선 그분들의 인생을 상상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
아마, 나에 대해서도 궁금했겠지?
'젊은 남성이 이 운동을 왜 할까? 어디 아파서 왔나?' 이렇게 말이다.
그 이른 시간 물밖에서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가르치던 강사님의 열정, 크리스마스날에는 수영장에 빨간 산타모자를 쓰고 등장해서 신나는 캐럴을 틀어 한 시간 동안 리듬에 맞춰 체조가 아닌 춤을 추게 했던 놀라고 즐거웠던 기억도 있다.
기상해서 온전한 시간이 1시간 정도로 줄면서 약기운 없이 물속에서도 균형 잡기가 힘들어지며 그만두는 바람에 나이 지긋한 그분들의 인생 담을 못 듣게 되어 아쉽게 됐지만, 즐겁고 재미난 운동으로 기억한다.
관절이나 안전상 부담도 덜 하고 혈액순환에 정말 좋아 노인들에게 정말 좋은 운동이다.
70살 이후 운동으로 아쿠아로빅을 1순위로 뽑겠다.
탁구
요즘 나의 운동은 탁구와 조깅으로 하루 3시간가량 운동을 한다.
탁구는 달리기나 몸을 푸는 필라테스, 요가와는 다르게 운동자체에 재미가 있다.
나의 느려진 행동 때문인지 예전에 몰랐던 탁구채를 튕겨 빠르게 나가는 볼이 쾌감을 준다. 그리고 장시간 쉴 새 없이 움직이니 칼로리소모도 상당하고 즐기다보면 나도 모르게 체력이 좋아지는 운동이다.
그리고 몸통이 경직되고 꼼짝 못 하는 증상이 자주 일어났는데 탁구를 치면서 몸통을 많이 움직여주니 그 증상이 줄어들었다. 여러모로 내게 좋은 운동이지 싶다.
즐거움, 운동, 증상개선, 사회생활까지….
운동할 때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약 복용 시간을 조절하는데, 병이 치료되면 구속 없이 연습해서 우승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승부욕을 일으키는 재미있는 운동이다.
탁구는 나중에 그곳 사람들 이야기와 함께 한번 더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조깅
조깅은 날씨만 괜찮다면 혼자 언제든 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탄천변이 집 앞에 있어 후다닥 준비하고 밖으로 나가면 된다.
그간 걷기만 주야장천 했는데 이젠 조깅으로 진보했다.
한 단계 한 단계 기록경신이 재미를 준다. 그리고 익숙해지면서 앱의 가이더의 말처럼 러닝의 유전자가 내게도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는…. 하하하
익숙해지면 단축마라톤대회라도 나간다 할지도 모를 일이다.
테니스와 댄스
만약, 병이 치료된다면 꼭 배우고싶은 운동이다.
몸에 맞는 음식, 내가 할 수 있는 가능한 일을 찾아야 하듯,
운동도 내게 적합하고 좋은 운동을 찾는 삼만리가 돼버렸지만, 지나고 보니 각각의 운동마다의 메리트가 있고 재미있다.
'몸의 상태에 따라 변하는 나의 운동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다른 운동들은 어떤 재미가 있을지….'
이렇게 운동에 적응하고 궁금해하는 걸 보니, 정말 내게도 운동의 유전자가 존재 하나 보다.
P.S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이 있다.
건강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글인데, 난 몸이 점점 안 좋아지는 지금에서야 그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지금의 내게 최우선 순위는 운동이다.
난 파킨슨병으로 인해 건강을 잃고 모든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 호엔야 척도 : 파킨슨병의 진행단계를 나타내는 척도
※ 인터벌 러닝 : 고강도의 운동과 저강도의 운동 또는 휴식을 반복하는 훈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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