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夫)부(婦)요리사

by 앤드장
나는 그녀의 사랑을 먹는다


(夫 사내), 부(婦 아내)요리대회가 열렸습니다.

주부9단과 요리초보의 요리경합.

심판은 힘겨운 학습을 하느라 지친 학생.

과연 우승자는 누가 될까요?

결과를 안봐도 비디오라구요?

과연….

우린 뻔한 결과는 재미가 없겠죠?

그럼 요초가 이겼냐구요?

글쎄….



아내는 결혼하고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게 처음엔 낯설었습니다.

혼자 살때는 자신이 먹기위해서도 요리를 안했는데, 결혼을 하니 사랑하는 사내가 손가락을 빨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요리는 당연히 아내의 일이 되어 버리고 아내는 요리를 하며 요리실력이 일취월장하게 되었습니다.

비법은 사랑이었지요.

관심과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는데 이보다 강력한 재료가 있을까요?

그렇게 베테랑이 되어 사내 앞에 선 주부9단의 참가자 부(婦 아내).


사내는 주말아침이면 아내에게 샌드위치를 대령했습니다.

후다닥 만들어 바치면 아주 맛있게 먹는 아내를 보곤, 사내는 착각을 합니다.

'대충해도 잘하는 나는 천재인가?'

그러나 요리는 내일이 아니라는 생각. 이 순간만 모면하면 된다는 얇은 생각은 발전이 없는 요초로 남게 합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아내 앞에 선 요리초보의 참가자 부(夫 사내).


이미 그들의 승부는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렇쵸! 참가자 부(婦 아내)의 승.


수백가지의 음식을 갖다놔도 주부9단의 요리하나를 이길 수 없습니다.

오랜 경험과 실력으로 빚어낸 재료들, 관심과 정성이 결집된 사랑의 결과물 입니다.

그러니, 어찌 저런 가벼운 음식으로 대적하리오.

그러나…,

VS


사내는 여전히 자신이 요리재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 사건 이후로 요리에 손놓아서 제자리 걸음일 뿐이라고….

전말은 이러합니다.

십오 년 전쯤일까요? (레시피가 일상화 되지 않아 찾아볼 생각도 못하던 시절)

요리 젬병인 사내가 아내생일을 맞아 생애 첫 미역국 끓이기에 도전했지요.

완도 미역을 삼인분이라 생각하고 끓였거늘, 미역이 불어나 국이 아닌 이건 미역무침인건가?

밍밍한 간에 비린 미역 맛으로 정성과 노력이 형편없는 맛에 묻혀버리고 아내의 "이젠 다시 끓이지 마" 이 말에 사내는 쉽게도 다짐을 합니다. '다신 끓이지 말자'

결혼 후 첫 미역국 끓이기를 실패하고 단번에 요리에 손을 놓았습니다.


그에 비해, 아내는 관심과 정성으로 긴 시간 요리를 하며 처음엔 가볍던 아내의 요리는 일취월장하여 특급 요리사 못지않게 되었습니다.

김치도 빠알갛게 군침이 돌게 담글 줄 알고 생일엔 푸짐한 먹음직한 갈비찜도 기본입니다.

일만시간의 법칙이 괜한게 아닌거지요.

그러는 사이 흰머리도 나오고 주름도 생기지만,

지금도 아내는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와이프로 엄마로 살며 주부의 임무처럼 주말마다 밑 반찬을 만드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자신보다는 가족이 항상 먼저인 아내가 줄곧 밥상을 차려준 덕에 사내와 학생은 잘 먹고 살고 있습니다.


고로, 요리대결은 성실하게 사랑으로 요리를 다져온 아내의 승으로 끝났습니다.




나는 결혼기념일에 용기를 내어 외식이 아닌 요리에 도전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스테이끄요리를 만들기 위해 레시피를 찾고 집에 있는 식재료를 확인하고 장을 보고, 버걱데는 몸과 머리로 정성과 시간을 들여 준비한다.

두툼한 소고기 안심에 시즈닝부터 해놓고….


그녀가 퇴근하여 올 시간이 되어 부드러운 고기를 뜨거운 철판에 올리자 고기 익는 소리와 연기로 순식간에 정신이 없다.

'고기는 치지직 소리내며 타고 있고 소스도 준비해야 하고….'

손은 바삐 움직여야하고 머리로는 다음 순서로 계산을 해야 한다. 요리라는게 멀티적인 손과 머리가 필요하다.

'레스팅도 신경써야 하는데, 이렇게 어려운 요리를 어떻게 하지? 게다가 맛있어야 한다. 흑, 나는 진정 요리젬병인가?'

공황이 올지경이다.

그때 등장하는 주부9단의 그녀. "짜잔~, 나의 구세주여!!!"

그녀의 빠른 손놀림으로 고기는 알맞게 레스팅되고 접시에 데코도 예쁘게 만들어진다.

낯선 과정을 거쳐 순식간에 완성되었다.

고가의 스테이크맛이 난다.

요초인 내겐 주부9단인 그녀가 있다.


우리는 함께 요리를 한다.

비빔국수와 삼겹살을 먹을때면 그녀는 비빔국수에 들어갈 소스와 야채를 준비하고 고기를 굽는다.

그러면 난 면을 삶아 야채와 소스를 섞어 맛있는 비빔국수를 완성하고 그녀앞에 놓아주며 "어때, 맛있겠지?"라며 자신이 다 만든것처럼 자랑한다.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남편의 자존심을 살리는 그녀만의 현모양처식 교육법이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또 소리친다.

"맛있지? 그것봐 나 요리 잘한다니까. 하하하."


한팀이이기에 우린 대결하지 않는다. 함께 최고를 만들면 되는거다.

내겐 요리잘하는 든든한 그녀가 있다.

"어디 한번 팀대결 해 볼라우?"


나는 오늘도,

그녀의 요리를 먹는다.

그녀의 사랑을 먹는다.



P.S

비단 요리뿐만이 아닌, 관심과 정성이 깃들지 않은 것들은 특별하지 않으며 보잘것 없고 오래갈 수 없다.

정성과 노력이 쌓여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

노력도 하지 않으며 잘하기만을 바라거나 말만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아내처럼 관심과 정성으로 요리를 마주하면 미역국의 전설이 흑역사가 아닌, 정말 재미있는 추억이 될날이 언젠간 오겠지? 우리는 END가 아닌, AND이니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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