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9. 스스로 안아주기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099. 스스로 안아주기


15년 전, '봉사'라는 이름으로 목요일마다 중학생 아이들을 만나 멘토링 활동을 했다. 말은 봉사라지만 한 번도 봉사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왕복 3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시간이 즐거웠다. 공부나 숙제를 봐주기도 하고, 어딘가로 놀러 가기도 했고, 공연을 보러 가기도 했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며 어색해하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을 하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낼 때 어쭙잖은 충고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들의 속내를 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고마워했다. 올해, 목요일마다 '상담'이라는 목적으로 내 얘기를 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과 내 감정에 대해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 나의 결핍에 대해,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살아왔던 배경과 환경에 대해 곱씹어 보는 시간. 그에게는 일이라 한들 몇 달째 내 이야기를 집중하며 들어주는 이에게 어찌나 고마운지. 온전히 나만 생각하고, 내 감정에 편을 들어주고, 스스로를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목요일. 바싹 말라있던 마음이 점점 말랑해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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