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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cingRan Feb 20. 2022

018. 목소리

내몸탐구생활



018. 목소리


라떼는 말이야. 20대 초반에 컴퓨터로 음악 방송을 했다. '윈엠프'라는 아주 오래되고 고대 유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꽤 장기간 공을 들여했는데, 멘트도 하고 신청곡도 받고 가끔 노래도 불렀다. 아프리카 방송이나 유튜브의 구독자 수와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평균 100-200여 명이 내 방송을 들었다. 적어도 내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내 방송을 좋아하는 사람이 100명은 있었다. 취직을 하게 되면서 그 활동이 자연스레 멈췄지만 아직도 떠올리면 즐거운 추억이다.


어릴 때부터 목소리 칭찬을 많이 받았다. "목소리 예쁘시네요. 피처링할 생각은 없어요?"라는 말도 '키비'에게서 들어봤다. (이건 제법 자랑) 누군가에게 듣기 편안한 목소리라는 작은 장점은 내게는 자존감을 높일 수 있던 큰 밑천이었다.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어쩔 수 없이 목소리도 많이 변했다. 굳은살이 배긴 나이에 맞게 까랑까랑해진 목소리가 지금의 나의 결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현재의 내 목소리도 좋다. 물론, 타인에게 들리는 소리는 내가 듣는 것과 다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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