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nalogue Radio

[Read-hye] 2) 빛이 사라지기 전에

박혜미 그리고 씀, 오후의 소묘 펴냄

by ThisJunghye

아날로그 라디오 ‘리드-해’ 두 번째 방송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오후의 소묘에서 올해 7월에 펴낸 <빛이 사라지기 전에>입니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처음에는 이 책을 펴낸 ‘오후의 소묘’ 인스타그램에서 보고나서였는데요,

구입까지 하게 된 건 이 책의 원화를 속초 동아서점에서 전시한다는 소식을 알고나서였어요.

관심을 갖고 있는 그림책이 있는데 그 책의 원화를 전시한다라...

심지어 동해 바다가 있는 속초에서,

그리고 평소 가보고 싶어 했던 동아서점에서의 전시니까 갈 생각이였어요.

근데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요즘 코로나 확진 상황이 정말 심각하잖아요.

저는 차를 갖고 있지 않거든요. 이미 차는 너무 과하게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저라도 차를 소유하기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해서요.

알아보니 편도로 최소 5시간은 이동해야 해서 당일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진심으로, 눈물을 꾹, 머금고 전시가는 걸 접고

동아서점에서 택배로 이 책을 구입했어요.


방송 듣고 계시면 방송 백그라운드로 떠 있는 책 표지가 보이실 거예요.

저희 집 바로 앞에 있는 강의 징검다리 위에서 찍은 건데, 어떠세요?

혹시 청각장애인분들이 들으실 수도 있으니 표지 설명을 드리자면,

바다 위의 마치 비눗방울이나 사이다 위의 탄산처럼 수평선 위의 아름다운 빛이

담겨 있는 바다의 그림이 책 표지인데요, 그 표지에 홀로그램으로 독자가 보는 방향에 따라

무지개 빛이 왔다, 갔다 해요. 제가 말로 표현하다보니 한계가 좀, 있는데 (웃음)

실제로 구입하셔서 직접 한 번 이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나보셨으면 좋겠어요.


책의 서사는 심플해요.

파도 앞 모래 위에 보드를 옆에 낀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발을 내딛고 보드에 몸을 실어 파도와 만나고,

파도 위 은하수 같은 빛들을 만나고, 다시 뭍으로 돌아오는 과정인데요.

그림책이다 보니 이 서사에 담긴 감정들을 풍성하게 만드는

박혜미 작가의 그림이 너무 아름다우면서도 뭉클했어요.


저는 말보다 여백이 가지는 힘을 믿는 편이에요.

이 방송만 해도 요란한 디자인이라던가 사운드 효과를 넣지 않은 게 그런 맥락에서거든요.

제가 유튜브 이름을 ‘아날로그 라디오’라고 정한 것도 그렇고요.


저는 80년대 생이지만 동년배들에 비해 라디오를 많이 들은 편이예요.

그래서 음악도 가요보다는 시대를 넘나들면서 폭넓게 팝을 듣고 좋아했는데요,

컬러TV 세대여도 라디오가 주는 상상력이 저한테는 훨씬 매력적으로 남았어요.

그리고 그런 매체가 오히려 다시 필요한 요즘이라고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 맥락에서 <빛이 사라지기 전에>라는 그림책을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박혜미 작가님의 글이 담겨 있는데요,

그 중에 일부를 골라서 읽어드려 볼게요.

작가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마 이 방송을 듣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할 겁니다.



그곳에는 더 이상 당신이 없고 당신을 바라보던 나도 없지만,

여전히 나는 바다가 좋고 떠오른 윤슬을 동경한다.

머물러 있는 감상과 감정을 다듬어 그리다 보니,

책과 책 사이에서 내가 조금은 성장한 기분이 들었다.

당신도 빛에 조금 더 가까워졌을까?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있는 지금 당신의 손가락 끝에서 햇볕 냄새가 나기를 소망하면서,

이 책이 당신의 손길이 닿아 반짝이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책을 원화 전시하고 있는 속초 동아서점에서 구입했는데요,

제가 너무 가고 싶어 했던 사연을 좋게 들어주셨는지

책방지기님께서 택배 보내주실 때 다음을 기약하는 메모와 함께 조개껍질들을 보내주셨어요.

그 껍질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파도 소리가 막, 들려오는 느낌이더라고요.

속초 동아서점에서의 원화 전시는 8월 31일까지 계속되니까

시간 되시는 분들께서는 꼭, 코로나 수칙 잘 지켜가면서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여름 바다 앞에서 함께였던 너와 나의 이야기를 다룬

오후의 소묘에서 펴낸 <빛이 사라지기 전에>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다음에 뵐게요.



* 이 글은 유튜브 <Analogue Radio>의 청각장애인을 위한 방송 대본입니다. 본 방송은 https://youtu.be/A6Oeyi-PNUc 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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