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안주를 먹으면 좋을지도 같이 알아볼까요?
올드 빈티지 드시기 전 팁. 보관 중에는 수평으로 두셨던 와인을 드시기 전날 밤부터 세워 둡니다. 가장 좋은 건 각도를 맞춰서 서서히 수직으로 올릴 수 있는 기구 (panier à vin)인데, 없으면 전날 밤부터 와인을 세워 두시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침전물이 병 바닥 쪽으로 가라앉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아주 오래된 와인의 경우에는 곰팡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기도 합니다. 드시기 전에 떼내셔도 충분하므로, 보관 중일 때는 굳이 제거할 필요는 없어요. 곰팡이는 오히려 와인을 보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래 올드 빈티지 오픈하는 사진을 보실까요?
세워두었을 때, 와인병에 담긴 액체 높이가 다른 와인보다 좀 낮은 정도는 정상입니다. 그간 견뎌온 세월이 있으니까요. 다만 어깨까지 내려온 경우에는 불량을 의심해보세요. (아래 액체 높이 이미지 참조)
액체 높이가 너무 낮은 경우에는, 보관 장소가 너무 더웠거나, 코르크 불량이거나 습도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르크 냄새를 맡았을 때, 먼지 퀴퀴한 냄새, 곰팡이 냄새 등이 난다면 보관 중 부쇼네 현상을 겪은 것입니다.
와인을 따라보니 산뜻한 레드가 아니고 색깔이 짙은 경우에는 딱히 염려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아래 사진 참조)
그리고 보통 레드를 마실 때보다는 조금 더 높은 온도에서 드시고, 올드 빈이 아닌 와인과 섞어 드실 경우 올드 빈부터 시음하시는 것이 맛과 아로마를 느끼기에 더 좋아요. 와인을 따랐을 때 색깔이 반짝이지 않고 매트하며 탁하다면 와인 상태가 좋지 않은 걸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탁하기만 한 경우에는 잠시 한쪽에 두셨다가 다시 잔을 보면 맑아져 있는 때도 있어요. 이때는 침전물이 가라앉은 것이니 드셔도 됩니다. 조금 지나도 탁한 상태가 바뀌지 않는 경우는 드시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침전물이 있는 것 자체는 불량이 아니에요. 올드 빈의 아로마와 색깔은 잔에 따른 후에도 미세하게 계속 바뀌는 게 정상입니다. 저는 보통 마시기 4시간 전에 오픈해뒀다가, 디켄터에 옮깁니다. 디켄터가 없는데 어쩌지 하시나요? 위의 사진 중에 와인 메이커가 직접 오픈하는 사진 보이시죠? 그냥 아무 유리병에다 옮겨도 무관합니다. 평소에 자주 드시지도 않는데 굳이 상대적으로 비싼 디켄터를 꼭 마련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디캔팅을 하는 이유는 입구가 좁고 긴 와인병보다 많은 산소를 와인에 불어 넣어 병 속에 오래 갇혀 있던 와인이 숨 쉬게 해 주며, 와인 아로마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디캔팅을 하는 자체가 중요하지 용기가 중요하진 않아요. 입구가 넓은 유리병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또 자주 궁금해하시는 것. 뭐랑 먹으면 좋을까요? 올드 빈티지의 경우에는 와인의 존재감이 강하기 때문에, 굳이 대단한 안주를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육류와는 대체로 잘 어울리는 편이며, 가벼운 디저트까지는 매칭 가능합니다. 매콤하거나 소스가 주인 요리는 피하시고, 치즈 플레이트도 생각보다 별로예요. 스테이크, 고기 말이나 속을 채워 오븐에 구운 양고기와도 궁합이 좋겠습니다. 그럼 bon appétit!
레퍼런스:
http://www.sommelier-vins.com/
*출처를 게재한 사진 이외에는 개인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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