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HIGH-END 15화

Chapter 3. 너 이제 뭐 좀 다 알아?(2)

-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알려주면 된다.

by 농도C

“자, 시간의 여유가 좀 생긴거지?” 대팔이 무심한 척 한 마디 던진다.

“네? 아.. 네”

“당 떨어진 것 같은데, 주임님 좋아하는 케잌 먹으러 가시죠”

“오~! 과장님 저 컴플레인 처리하느라 고생했다고 빵 사주시는 거예요?”

“어~ 맞아. 주임님 간만에 고생한 것 같아서 달달한 것 좀 먹이려고!”

평소 시안은 팀에서 유명한 빵순이, 빵 매니아였다. “늘 ‘밥 먹는 배와 빵 먹는 배는 별개라구요!’ 하며” 점심 식사 후에 커피 타임을 가질 때에도 팀장님께 “저 케잌 하나만 먹어도 되나요?” 를 외쳐대던 빵순이라서 대팔은 그래도 당근을 좀 먹이면서 채찍질을 해줄 참이었다.


빵순이가 좋아하는 한 카페로 갔다. 다른 팀 동료들에게는 잠깐 면담을 하고 오겠다고 한 터였다. 빵순이는 본인이 좋아하는 빵을 두어 개 고른다. 매번 느끼지만 참 빵을 잘 먹는 친구다.

“아니 과장님, 저는 이게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도가 어떻게 되었던 간에 결국 디프레의 주니어 사원이 벌인 판이 이렇게 커진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 디프레의 매니저 엮였죠, 저 엮였죠, 상담실도 엮였잖아요. 따지고 보면 별 일이 아닌 일인 것 같은데 지금 몇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그 친구 그렇게 안봤는데 정말 책임감이 없어요.”

“어 시안아. 나 빵 안먹어도 되니까 천천히 먹으면서 이야기해도 된다.”

시안은 빵을 먹으면서도 본인의 할 말을 어떻게든 해내는 저력을 보이고 있었다. 입 안의 한쪽에 케이크 한 조각을 밀어넣고는, 우물거리면서 다른 쪽으로 발음을 해낸다고나 할까. 대팔은 한 편으로는 시안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그치 시안아. 나도 네 말이 틀리지 않았을 거라 생각을 해. 그런데 말이야. 내가 꽤 오랜 시간 동안 직장생활을 해보다보니 늘 경계해야 하는 문장이 떠오르더라고.”

“그게 뭔데요?”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거야. 우리가 컴플레인을 처리할 때 비슷한 일을 겪는 경우가 생기거든. 그럼 우리는 습관적으로 ‘일전에도 이런 일이었으니까 이번에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단정하기 쉬워. 그런데 컴플레인은 매번 다르거든. 고객도 다르고, 컴플레인이 발생한 브랜드도 다르고, 컴플레인을 발생시킨 사람 마저 달라. 그런데 우리는 마치 사례가 비슷하다고 해서 그 원인 또한 비슷할 것이라 생각을 가끔 하더라는거지.”

“아~ 그래요?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시안은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여전히 빵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대팔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오늘의 코칭은 무엇을 꼭 가르쳐야겠다는 것보다, 끝나고 시안이 무엇이라도 이해를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최소한 당충전이라도 하고 본래처럼 밝은 모습으로 업무를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응, 나는 입사 1년하고 반 정도 지났을 때 그렇게 생각한다고 한 번 혼난 적 있었어.”

“과장님이요?”

“응. 한창 컴플레인을 잘 처리하면서 나름 자신감이 붙던 시절이었어. 그런데 이상하게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던 그 때에 백화점에 냉방을 많이 못틀게 했었어. 그때 막 전력을 아껴야 하네 어쩌네 이러면서 엄청 더운데 백화점 내부 온도를 25도인가 26도로 맞췄을꺼야. 그래서 백화점에 냉방을 튼 것 같지도 않았던 때가 있었어.”

“와, 그게 말이 돼요? 상상이 안되는데요?”


대팔은 스스로 말을 하면서도 ‘얘랑 나랑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가’ 라는 생각에 살짝 현타가 왔었지만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응, 그치? 그때는 진짜 나는 하루에 셔츠를 두 장씩은 갈아 입었을거야. 너무 더워서 옷이 땀에 젖는 일이 많았었으니까. 여튼 날이 더워서인지 직원들의 응대가 조금만 본인들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고객님들이 예민하게 구는 일이 많았어. 원칙대로 응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등, 선글라스 수선이 왜 바로 안되냐는등, 양말이 한 두 번 신었는데 빵꾸가 났다는 등 별의 별 사소한 컴플레인이 많았었어.”

시안은 아직 반쯤 남은 케잌 한 조각을 떠서 우물거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와, 진짜 그건 좀 아닌 거 같은데요?”

“그치? 그래서인지 사소한 컴플레인이 생기면 그때 나도 모르게 고객에 대해서 의심하는 버릇이 좀 생겼었어. 매장의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고객이 또 땡깡을 부리는구나. 와 진짜 이거 별거 아닌거 같은데 고객이 엄살을 부리는구나 라고 말이야. 그러다보니 상담실에서도 무의식적으로 그런 행동이 나왔었나봐.” 시안은 케잌을 먹다가 고객 상담실 이야기가 나오니까 불연듯 먹는 것을 멈추고 대팔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었다. 대팔은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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