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HIGH-END 16화

Chapter 3. 너 이제 뭐 좀 다 알아?(3)

- 나도 잘 모를 때가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by 농도C

“와 덥다 더워. 미치겠네. 오픈 전에 백화점 에어컨 안틀어주는거 실화인가요? 너무 더운데요?”

대팔은 연신 셔츠를 앞뒤로 흔들면서 온몸으로 더위를 표현하고 있었다. 이미 셔츠의 등짝은 땀으로 젖은지 오래였고, 대팔은 이미 혼이라도 나간 듯이 격하게 더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대팔 주임님, 저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 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요. 파트장님 휴가 가셨고, 오늘은 팀장님도 안계신 날이잖아요. 그럼 매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주임님이랑 저랑 둘이서 처리를 해야되는 거예요?”

윤혜는 벌써부터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대팔에게 다가왔다.

“뭐 어쩌겠어요. 그렇다고 우리가 윗분들에게 쉬어야 하는 휴무를 쉬지 마세요!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팀장님 오늘 일주일만에 하루 쉬시는거고 오늘은 백화점에 점장님도 안계시니까 그래도 조금은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지 않을까요? 너무 걱정하지 말죠.”

직원들의 휴가철이 되면, 누군가는 직원들의 휴가 대행 업무까지 진행을 하기 마련이다. 아직 신입사원 티를 벗지 못한 윤혜와 이제 막 입사 18개월을 맞이한 대팔이 맞이하는 휴가철은 분명 쉽지 않았다. 그들이 이제까지 경험한 백화점 생활은 아직 일부에 불과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걱정 반 우려 반으로 백화점 오픈을 하고, 대팔은 오전부터 갖가지 컴플레인에 시달리는 하루를 맞이하게 되었다.


“신대팔 주임님, 상담실이예요. 고객님 한 분이 선글라스 수선을 맡기셨는데, 약속한 날짜가 지났는데도 아직 선글라스에 대한 연락이 없다고, 매장에 확인해서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고객님 연락처가 010-XXXX… “

“신대팔 주임님, 미안해요. 상담실이예요. 고객님이 코르세나 화장품을 방문하셨는데, 고객님이 직원의 태도가 영 언짢으셨는지 영업관리자를 만나뵙고 전달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요. 잠시만 상담실에 내려와주실 수 있을까요?”

“신대팔 주임님, 오늘 자주 연락 드리네요. 미안해요 상담실이예요.”


아직 하루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세 건의 컴플레인을 처리하고 올라왔다. 신대팔 주임이 담당하는 화장품 컴플레인과, 오늘 휴무인 팀원의 상품군인 선글라스까지 도합 세 건의 컴플레인을 처리하고 사무실에 돌아오니 오늘 해야할 일은 하나도 처리하지 못한 채 그대로였고, 시간은 이미 오후 4시를 지나 있었다. 점심? 당연히 먹지 못했다. 세 건 중 하나는 점심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대팔은 밥을 먹다가 중간에 식사를 멈추고 허겁지겁 사무실로 돌아와야 했다.

그렇게 업무를 하기 시작한 지 한 시간쯤 지나서였을까? 점심도 못먹었겠다, 저녁이라도 좀 일찍 먹어야겠다 싶어서 윤혜와 함께 지하의 푸드코트로 내려온 대팔은 매운 음식을 먹고 속이라도 풀려고 짬뽕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진동벨이 울리는 것이 아닌가? 대팔은 휴대폰을 펼쳐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상담실의 전화번호가 찍혀 있었다.


“와.. XX 하루에 네 건은 너무한거 아니냐고! 오늘 무슨 날이야? 왜 이렇게 사람을 못잡아먹어서 안달들이야. 여름이라 다들 더위를 자셨나?”

“주임님, 소리가 커요. 조금만 낮춰서..”

“윤혜 주임님, 제가 지금 소리를 낮추게 생겼어요? 생각해봐요! 저 오늘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저녁도 이제 겨우 주문해서 막 나오려고 하는데 또 전화가 상담실이예요. 제가 오늘 진정하게 생겼냐구요!”

“주임님. 제가 뭐라 드릴 말이 없네요.. 제가 다 미안하네요. 얼른 다녀와요.”


방법이 없었다. 전화를 받아야지. “네. 명품잡화 신대팔 주임입니다.”

“주임님. 상담실이예요. 미안해요. 오늘 유독 주임님이 맡은 상품군에 컴플레인이 잦은 편이네요. 지금 고객님이 상담실에 앉아계신데, 시엘라 화장품 매장에서 직원들의 응대가 너무 성의가 없다고 하시면서 영업 담당자에게 교육을 요구하시려고 오셨대요. 영업 담당자가 오셔서 본인 이야기를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그 이야기를 그냥 상담실에서 좀 들어주시면 안될까요? 저 오늘 점심도 못먹고 지금 저녁 식사도 눈 앞에 있는데 이 식사도 날릴 판이예요. 저 오늘 멘탈적으로 너무 힘든 날인데.”

대팔은 본인도 모르게 감정을 드러내며 다소 거칠게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대팔에게는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든 날이었다.

“주임님. 저희도 이런 이야기 하기 미안하지만, 상담실은 오늘 대팔 주임님 일 뿐만 아니라 다른 담당자들의 컴플레인까지 상담하고 영업담당자들에게 인계할 건 하고 저희가 처리할 건 하고 있어요. 저희가 영업 담당자들에게 연락을 드리는건 고객님이 그걸 바라시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고 있는거예요.”


“예 알죠. 아는데.. 알겠습니다. 바로 내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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