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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다 때가 있다는 데, 나의 때는 도대체 언제?

by 청리성 김작가

‘어떻게 저럴 수 있었을까?’

가끔 두드러지지 않았던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2~30년 정도 무명 생활을 한 배우가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말이 2~30년이지, 이게 가능한 일인가? 몇 년 했는데 결과가 안 보이면 덮어버리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봤을 때,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무명 배우라는 것은 결국, 그 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배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생계를 위한 일을 따로 했다는 거다. 한 가지 일도 하기 벅찰 텐데, 쉴 새 없이 일해야 했던 시간이 자그마치 2~30년이라니. 존경의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했다. 끝까지 했다는 것은, 그 일로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고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다, 때가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이 회자한 이유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목욕탕에서 걸릴 문구 때문이다. 매출 증대를 위해 내건 이 표현이, 이렇게 회자하면서 메시지를 줄지 그때는 알지 못했으리라. 이 또한, 때가 있었나 보다. ‘때’라는 것은, 각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는 시점을 말한다. 앞서 말한 배우 같은 경우는, 세상에 잘 알려지는 것이 자기 때를 만난 거다. 고시 공부하는 사람은 고시에 합격해서, 자기 꿈을 이룬 때를 말할 테고 말이다. 문제는, 누구도 그 ‘때’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아! 안다고 떠벌리는 사람들도 있다. 순리대로가 아닌, 불순한 의도를 품은 사기꾼 말이다. 이 또한 때가 되면, 탈이 나지만.


때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때를 맞이할 준비를 하지 않고, 인위적이고 악의적으로 다가서면 탈이 난다. 지금보다 더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는 거다. 배구를 배울 때 이 얘기를 자주 들었다. 스파이크를 때릴 때다. 토스해 주는 공을 점프해서 가격할 때, 공의 위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때리는 타점이 머리에서 약간 앞쪽에 있어야 한다. 머리 위나 뒤에서 맞으면 공이 떠서, 뒤쪽 선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고개가 젖혀지면서 팔 각도가 그렇게 된다. 제대로 때리기 위해서는 15도 정도 각도로 바라볼 정도의 위치가 되어야 한다. 공의 머리를 감싸안는 듯한 손의 위치가 되어, 밑으로 바로 내리꽂을 수 있다.


“맞이해!”

토스해 주는 선생님이 토스하면서 외쳤던 말이다. 공을 맞이하라는 말이다. 덤벼들면, 공이 머리 위나 그 뒤로 가게 된다. 결과는? 앞서 말한 대로다. 공이 오는 궤적을 잘 살피면서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위치에서, 맞이하는 느낌으로 점프하고 타격해야 적중하는 거다. 나는 사실 잘 맞이하지 못했다. 키 때문인지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공이 한참 높고 멀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가서면 어느새 공은 내 머리 혹은 그 위에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텅’ 소리와 함께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멀리 날아가는 거다. 얄궂은 동기들은 이렇게 외치곤 했다. “홈런!”


맞이해야 한다.

맞이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한다. 잘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거다. 배우는 연기를, 고시생은 공부해야 하는 거다.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고 그 시기를 당기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 배구에서 공에 달려드는 것처럼, 원하지 않는 결과가 벌어진다. 아직 나의 때가 오지 않았다면,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보는 게 맞다. 준비됐다면 그, 때가 느껴질 거다. 어떤 느낌인지는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의 본능은 다르지 않다. 때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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