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산다.
아버지로서, 직장 동료로서, 친구로서, 형제로서, 소속된 공동체 일원으로서, 이외에도 많은 역할을 하면서 살아간다. 같은 한 사람이지만,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되는 거다. 이 사람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인가? 같은 사람이다. 같은 사람이지만, 역할만 다를 뿐이다. 역할만 다를 뿐, 본성은 같다는 말이다.
본성은 사람이 본디 가진 속성이다.
다양한 역할을 하지만, 드러내는 태도는 같아야 한다는 말이다. 카멜레온처럼 시시때때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색깔로 드러내야 한다. 어떤가 이 말에 동의하는가? 논리적인 흐름에는 동의할지 모르지만, 뭔가 괴리감이 느껴진다. 왜 그럴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많다는 걸까?
여러 속성을 드러내는 사람이 많다.
일할 때는 자상한 모습을 보이지만, 집에서는 권위로 가득 찬 모습을 보인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미소와 친절로 대하지만, 가까운 사이끼리는 무례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해도, 떠오르는 사람이 한둘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 모임에서, 초면인 사람을 만났다. 우리 둘 사이에 공통점이 하나가 있었다. 누군가를 안다는 사실이다. 나는 안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사람은 오래되었다. 함께 일하는 사이였던 거다. 공통점인, 그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반응이 어땠을까? 나는 반겼고, 그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표정과 말투가 알려주었다. 이 사람만큼은, 그 사람에 관해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말이다. 실체는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이었다. 이후, 나와 초면인 사람 사이에, 애매한 벽이 하나 쳐진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항상 한결같을 순 없다.
한결같은 모습을 추구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사람과 상황에 따라 마음이 달라진다. 감정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진다. 달라지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모습을 띠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역할에 따라 다른 속성을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역할이 다르면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그렇지 않겠는가?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사람과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의 시선이 같을 순 없다.
회사에서 이런 모습을 가끔 보게 된다.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았을 때는 친하게 지냈는데,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사이가 멀어지는 거다. 이유가 뭘까?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시선이 달라지면, 같은 행동도 다르게 보인다. 아니, 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보이는 건 같지만, 마음의 수용도가 달라지는 거다. 이해했던 모습을 이제는, 그대로 넘기지 못하게 되는 거다.
역할에 따라 달리 보이는 건 맞다.
이해관계가 얽히면 바라보는 시선과 받아들이는 마음의 폭이 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달라질 수 있지만, 달라지지 않아야 할 것이 반드시 있다. 본성이라 언급한, 본디 지닌 속성이다. 본디 지닌 속성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성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성품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역할에 따라 표현하는 방법이나 모습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성품은 달라져서는 안 된다. 성품이 달라진다는 것은, 가면을 쓰고 사람을 대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가면을 달리 쓰고 대하는 사람은, 그 사실이 언젠가 반드시 드러나게 된다.
어디서든 좋은 평판을 듣는 사람이 있다.
분야가 다르고 알게 된 경위가 다른데, 그 사람에 대해 일관되게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특징이 있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모든 사람을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본다. 사랑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니다. 관심과 호기심으로 바라본다.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해준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도움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는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도움을 주고, 그렇지 못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준다. 이런 마음과 행동이 사랑이다.
사랑하는 마음은 이런 거다.
자비의 한자어가, 사랑 ‘자’에 슬플 ‘비’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슬픔을 함께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떤 것이, 슬픔일까? 원하고 필요한 것을 얻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슬픔 아닐까? 슬픈 이유는 많겠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그렇다. 슬픔을 위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움을 주는 거다. 도움을 통해 슬픔을 조금이나마 감내할 수 있게 해주는 거다. 이 마음은 어디에서 올까? 성품에서 온다.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성품에서 온다. 한결같은 평판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지녀야할 성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