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견은 무엇인가?

by 청리성 김작가

우리는, 주변 사람을 의식한다.

누군가가 어떤 의견을 물으면 이렇게 되묻을 때가 많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다른 사람은 뭐래?” 내 의견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게 된다. 의견을 묻는 이유는 다양하다. 정말로 다른 사람의 의견이 궁금해서일 수도 있지만, 대체로 다른 의도(?)가 있다. 비교군을 찾는 거다. 학창 시절 시험을 보고 정답과 상관없이 친구들과 답을 맞혀보는 것과 같다. 내가 쓴 답과 같은 답을 쓴 친구가 많으면, 정답 여부는 뒷전이고, 마음이 편안하다. 대수의 의견이 답이라고 여긴다.


다수 의견을 따르는 이유다.

다수의 의견이 내 생각과 맞는지도 따지지만, 많은 의견에 마음이 쏠리는 건 사실이다. 이 부분은 실험을 통해 검증되었다. 설문 조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스티커를 붙이도록 게시판을 만들었다. 스티커를 붙일 수 있는 칸은 세 개 정도였는데, 설치하기 전에 스티커를 미리 붙였다. 이 부분이, 실험의 핵심이었다. 스티커의 개수를 다르게 했다. 눈에 띄게 다르게 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스티커를 맞이 붙여놓은 곳에, 스티커가 많이 붙었다. 실제 의견이 그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인터뷰를 통해 검증됐다. 스티커를 붙인 사람들을 인터뷰했는데, 스티커가 많이 있는 곳에 붙였다는 거다.


어떤 의견을 물었는지는 모른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단순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다. 문제가 어찌 되었든, 사람들은 다수의 의견에는 마음이 좀 더 열린다. 무게감이 더 실린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대체로 많은 의견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게 된다. 타인의 의견을 묻거나 따르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내 의견 없이 타인의 의견을 먼저 묻고 따르려고 하는 태도가 과연 옳은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거다.


무임승차라는 표현이 있다.

공동체에서 다른 사람의 노력과 역량에 묻어가는 것을 말한다. 자기는 희생하지 않고, 타인의 희생에 기대는 거다. 공동체에서 무임승차 하는 사람을 찾는 게 어려울 수는 있지만, 잘 살피고 챙겨야 한다. 열심히 잘하는 사람이 공동체를 떠나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의견도 무임승차가 있다. 자기 의견을 말하지는 않고 그냥 있거나 묻어가는 거다. 이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 순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될 수 있다.


책임을 회피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난 그렇게 얘기 안 했는데?”, “다들 그렇게 생각했잖아?”라는 말로, 자기 생각을 묻는 거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또 다른 반응을 보인다. “봐, 내가 그렇다고 했잖아!”, “내 말이 맞지?” 등이다. 박쥐 같은 태도를 보인다. 처음에는 자기 의견을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고 자기 의견을 명확하게 한다. 명확하게 한다는 표현보다, 붙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자기한테 유리한 쪽으로 붙는 거다.


자기주장을 하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자기 의견을 명확하게 하라고 말하는 거다. 다수의 의견 뒤에 숨지 말고, 내 생각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아무도 나 대신 선택해 주지 못할 때, 스스로 선택하는 힘을 갖기 위해서는 연습해야 한다. 생각도 선택도 스스로 해보지 않으면, 닥쳤을 때 현명한 생각과 선택을 할 수 없다. 나의 인생인데 내 생각이 없다면, 자기 인생에 부끄럽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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