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되찾고 나아가는 힘

by 청리성 김작가

어릴 때,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다. ‘소방차’라는 그룹의 인기가 절정이었을 때다. 세 명으로 구성된 그룹인데, 한 명이 바뀌었다. 몸매가 날렵했는데, 기억하기로는 기계체조를 한 사람이라고 했다. 춤을 출 때도, 전공을 활용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멋있는 장면이다. 체격이 좀 있는 사람이 양손을 깍지 끼고 무릎에 대고 기다리고 있으면, 그 사람이 달려와 한발로 무릎 위에 깍지 낀 손을 밟는다. 그리고 점프하는데 깍지 낀 사람은 더 높이 오르도록 두 손을 위로 추어올린다. 공중으로 날아오른 사람은, 뒤로 한 바퀴를 돌고 착지한다. 공중에 높이 오를수록 멋있었다.


친구들 사이에 유행이 됐다.

재주를 부릴 줄 안 친구들은 거의 가, 따라 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쿵후’를 배우고 있던 터였는데, 전부터 도장에서 재주 부리는 것을 배웠었다. 친구 중에, 체격이 좋은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띄워주는 역할을 했고, 내가 그 친구를 딛고 한 바퀴 도는 역할을 했다. 운동장에 있는 모래사장에서 했다. 처음에는 달려가지 않고, 발을 디딘 상태에서 점프하는 것만 했다. 다음은 점프하고 뒤로 도는 것까지 했다. 자신감이 붙은 다음, 달려가서 딛고 돌았다. 한 번이 어렵지, 한 번 하고 나니 재미가 붙었다.


틈만 나면 돌았다(?).

한 번은 도장에 일찍 갔는데, 선배가 와 있었다. 선배한테 이 이야기를 했고, 띄워봐 달라고 했다. 선배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알겠다고 했다. 매트를 깔고 할까 하다가, 바닥 자체가 딱딱한 곳은 아니라, 그냥 했다. 자신 있게 달려갔고, 발을 디뎠다. 그리고 점프해서 올라갔고 몸을 뒤로 젖혔다. 그리곤 방향을 잃었다. 순간 ‘앗!’하는 느낌이 들었고, 머리와 어깨가 바닥에 그대로 꽂혔다. 충격 때문에 아팠고, 정신이 살짝 혼미했다. 선배는 괜찮냐며 물었고, 한동안 그렇게 누워있다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는데, 이후로 다시는 그 동작을 시도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난 일이지만, 그때의 느낌은 아직 기억한다.

몸을 뒤로 젖힌 다음 도는 방향을 잃었을 때의 느낌 말이다. 깜깜했다. 눈을 감았는지는 모겠지만, 눈앞이 깜깜했다. 눈앞이 깜깜해진다는 말이, 어떤 느낌인지 명확하게 체험했다. 어느 방향으로 도는지도 알 수 없었다. ‘어?’하는 순간 바닥에 꽂혔다.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목이 잘못됐으면, 지금 어떤 상태로 있을지 알 수 없다. 덤덤하게 말하고 있는 지금이지만,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방향을 잃는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았다.

방향이라는 말이 나오면, 이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길을 가다가 방향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때도 그렇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지금 위치가 어디인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막막해진다. 누군가 명확하게 방향을 알려줬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할 수 있는 건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 거다. 잠시 그렇게 있으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마음이 가라앉으면, 다시 생각할 여력이 생긴다. 차근차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살핀다. 그렇게 다시 방향을 찾고 이동한다.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잘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잘 가고 있는지 확신도 떨어진다. 이때 잠시 멈추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현재의 위치가 어디인지 살피고, 가야 할 방향을 살핀다. 필요하다면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코치를 만나는 거다. 코치와 함께 삶의 방향을 찾고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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