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볼 때 종종 듣는 말이 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말이다. 수비하던 팀이 위기를 맞이했는데, 투수를 비롯한 수비수들이 잘 막는다. 누가 봐도 공격한 팀이 손해라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다. 수비를 마치고 회가 넘어갈 때, 중계진들이 말한다. “위기를 잘 넘겼으니 이번 공격에서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어요!” 공격에서 선두 타자가 안타를 치고 나가면, 이 말에 신빙성이 더해진다. 위기를 넘기고 공격하는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기대감도 올라간다. 실제로 위기 뒤에 맞이한 기회를 잘 살리는 팀이 있다. 예언이 적중하는 듯한 장면이다. 반대로 기회를 살리지 못한 팀이, 맞이한 위기를 잘 넘기기도 한다. 다음 회에는 이 팀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이유를 생각해 봤다.
‘왜, 위기 뒤에 기회가 오는 걸까?’ 프로세스처럼 정해진 규칙이 있는 건 아니다. 위기를 넘긴 팀이 상대 팀에게, “우리가 위기를 넘겼으니, 기회를 줘야 해!”라고 강요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 끝에 도달한 결론은 이렇다. 기세다. 위기를 잘 넘겼다는 기세. 수비로 잘 막았으니, 공격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기세를 몰아가는 게 아닐까? 무엇이든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고 있더라도 역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올라온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마음이 든다. 이 마음이 모이고 행동으로 발휘된다면, 기세가 되는 거다.
우리 삶도 그렇다.
위기가 오고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막다른 길에 갇힌 기분이 든다. 위기는,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결하도록 노력할 때 극복하게 된다. 스스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상황이 그것에 맞게 서서히 변한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위기를 극복하고자 다짐하고 행동하면, 그 기세에 따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이 좋은 방향으로 흐른다. 위기를 극복한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그 어려운 상황도 이겨냈는데, 이것쯤이야!’ 내성이 생기고 마음 근력이 생긴다.
마음이 어둠에 휩싸일 때도 그렇다.
실수하거나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어둠에 휩싸인다. ‘왜 그랬지?’, ‘그때 그걸 하지 않았야 했는데.’ 등등 후회가 밀려온다. 자기가 했지만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딘가 숨고 싶은 마음도 든다. 마음이 점점 어둠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거다. 어둠의 기세에 눌려 끌려간다. 가만히 있으면 더 깊은 어둠에 빠지고, 아무것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누군가 일으켜주고 다시 시작하자고 기운을 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어둠을 밝음으로 바꿔야 한다.
어둠을 밝음으로, 바꾸는 방법은 간단하다. 간단하다고 쉽다는 말은 아니다. 쉽지 않다. 계속 자각하고 훈련해서 익숙하게 해야, 자연스러워진다. 자연스럽게 어둠에서 밝음으로, 넘어가게 된다. 어떻게 하면 될까? 이유를 찾으면 된다. 어둠에 빠지게 된 이유를 찾는다. 잘못했거나 실수한, 이유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유는, 원인이 아니다. 잘못한 원인이 아니라, 이 잘못 혹은 이 실수를 내가 왜 했을까 생각해 보는 거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렇게 질문하고, 생각해 보는 거다. 지금 벌어진 안 좋은 상황이 나를 어디로 이끄는지 생각해 보는 거다. 위기를 넘기고 기회를 맞이하듯, 내 삶의 위기가 나에게 어떤 기회를 주기 위한 발판인지 생각해 보는 거다. 오래지 않아 이유를 찾기도 하고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난 후에 찾기도 한다. 분명한 건,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다. 어둠에 빠진 이유가 있다. 더 밝은 곳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라는 이유가 있다. 이유를 찾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어둠에서 밝음으로, 돌아서게 된다.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조금씩 밝음의 방향으로 걸어 나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