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과 대화하면서 놀랄 때가 있다.
새로운 사실을 알 때다. 사람과 연을 맺게 되는 데는, 어떤 계기가 있다. 직장은 일로 만나는 것이고, 동호회는 같은 취미로 만난다. 같은 종교라서 만나게 되는 연도 있다. 사람 관계는 연을 맺게 된 계기와 다른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별로 없다. 직장에서는 일과 관련된 것 이외에의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사무실 이외의 공간에서 함께 있을 일이 많거나,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개인적인 적인 것을 알기는 어렵다.
예전에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은 기억이 있다.
오랜 시간 함께 일했던 후배인데, 함께 출장 갈 일이 있었다. 일 얘기는 거의 다 한 상황이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야기가 점점 깊어졌는데, 이야기를 마치고 후배가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좋은 의미로 그랬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깨달은 것이 있었다. 오래 지낸다고 다 잘 아는 건 아니라는 것과 깊은 이야기를 나눠야 진정 그 사람은 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거다.
‘왜 이 사실을 지금 알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 이유를 생각하면 단순하다. 상대방이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말하지 않은 것은, 말할 일이 없던가, 내가 묻지 않아서다. 묻지 않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그냥 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깊은 이야기라면 더욱 그렇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상대방의 이야기든 내 이야기든,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렇지 않은가? 말하지 않은 내용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가끔,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 알아주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먼저 물어봐 주거나 이야기를 꺼내주는 상황을 바라기도 한다. 어쩌다 우연한 계기로, 이런 상황이 생길 순 있지만 흔치 않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눈치와 표정으로 보낸다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래 함께해도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전혀 짐작하지 못한 이야기는, 대놓고 이야기해도, 금방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은가? 어렵게 말을 꺼냈는데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할 때. 참 난감하고 민망하다. 어렵사리 자기 속마음을 꺼낸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전혀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말을 돌려서 다른 이야기로 방향을 튼다. 민망하고 속상한 마음 때문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말해야 한다.
잘 말해야 한다. 내 기준이 아니라, 듣는 사람을 기준으로 말해야 한다. 말하는 이유를 명확히 해야 하는 거다. 말하는 것 자체로 만족한다면 상관없다. 산 정상에서 “야호”하고 외치는 것처럼, 그냥 내뱉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면, 개의치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내가 하는 말을 상대방이 잘 듣고, 때로는 실행해 주길 바란다면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말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하고, 상대방이 잘 이해하도록 말해야 한다. 말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듣고 실행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라면 그렇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잘 청하는 것도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