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찾고 생각하는 태도가, 소중한 것을 지킨다.

by 청리성 김작가

살다 보면, 많은 일이 벌어진다.

기분 좋은 일, 안 좋은 일, 당황스럽거나 황당한 일, 이해하기 어려운 일, 따뜻한 일, 무거운 일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다. 몇십 년에 걸쳐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수시로 일어난다. 어떤 때는 하루에 다 겪기도 한다. 재난 영화를 보면 그렇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더 그렇다. 어떻게 하루에 저런 일을 다 견디어 내는지, 직접 당하면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포항에 ‘오천읍’이라는 지역이 있다. 그 지역에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이, 하늘이 다섯 번 바뀐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그곳에 머물렀을 때, 실제 그런 모습을 봤다. 하늘도 하루에 그렇게 많이 변하는데, 사람 일이야 오죽하겠는가.


사람의 마음도 그렇지 않은가?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자기감정을 기록하면, 수십 번의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눈을 떴을 때, 하루 일정이 빡빡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급하게 준비하고 길을 나서는데 버스가 바로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원하는 자리에 앉아도 그렇다. 평소보다 길이 막히면, 마음이 갑갑해진다.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는, 조급해진다. 벌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불쾌한 감정이 올라온다. 어떻게 하나 조바심 내고 있을 때 상대방이 먼저 조금 늦을 것 같다는 메시지가 오면 어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했던 몸과 마음을 푼다. 주변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에 기분이 좋아진다. 잠깐의 시간을 상상하더라도, 많은 감정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루를 다 기록하면 정말, 수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많은 일과 많은 감정.

이 많은 것들에 일일이 대응하면 어떻게 될까? 좋은 일이나 감정은 그렇다고 해도, 좋지 않은 일이나 나쁜 감정은 어떻겠냐는 말이다. 씩씩거리면서 돌아다닐 것인가? 찡그린 얼굴로 사람들을 대할 것인가? 별거 아닌 일에 짜증 내고 화를 내면서 다닐 것인가? 날카롭고 큰 목소리로 떠들고 다닐 것인가? 어떤가? 이런 모습들은 생각만 해도, 얼굴이 찌푸려진다. 마음이 불편하다. 함께 있고 싶지 않다. 될 수 있는 대로 마주치지 않고 싶다. 내가 이런 마음이 든다면, 내가 이렇게 할 때, 다른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 들 거다. 사람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보이는 모습에 바로 감정이 올라오고 반응하게 된다.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더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때마다 감정을 드러낼 것인가? 주변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도 견뎌내기 어렵게 된다. 감정에 휩쓸리면 그렇다. 벌어지는 상황에 바로 올라오는 감정을 드러내면 그렇다. 따라서 벌어지는 상황에 반응할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잘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캠핑할 때 비가 오면 텐트 주변에 골을 낸다. 골을 내지 않으면 비가 텐트 안으로 쳐들어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골을 내고, 빗물이 흘러가도록 길을 낸다. 경사가 기울어진 곳으로 흐르게 한다. 떨어지는 빗물은 텐트 주변에 고이지 않고 그 길을 따라 흘러간다. 감정도 이처럼, 어딘가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유를 찾아야 한다.

‘지금, 이 상황이 벌어진 이유가 뭘까?’ 이유를 찾는 것이 곧, 골을 내는 시작이다. 이유를 계속 찾는 것은, 골을 깊이 파고 길을 내는 행동이다. 이유를 생각하고 그 의미를 찾을 때, 골과 연결된 길로 안 좋은 감정은 흘러간다. 벌어진 상황이 필요한 것이라고 알아차리는 순간, 모든 감정은 빠르게 골을 타고 어딘가로 흘러가서 사라진다.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한다. 당장은 걸림돌로 봤지만, 디딤돌이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독인 줄 알았는데, 약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중요한 일과 상황일수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바로 감정이나 생각을 드러내는 모습보다, 조금 더 진중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순간 욱했다가 후회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다. 순간 욱했다는 것은, 바로 일어난 감정을 표현했다는 말이다. 왜 그런지 상황을 알아보거나 진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감정이 올라오는 대로 반응했던 거다. 정황을 확인하고 나서는, 자기의 반응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아차렸을 거다. 반복해서 실수하지 않으려면, 즉각적인 반응을 참아야 한다. 이유를 찾고 진중하게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고, 후회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이 두 가지만 잘 지켜도 좋은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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