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생각의 마중물이다.

by 청리성 김작가

질문은, 사람을 드러나게 한다.

질문에 관한 답이, 그 사람을 드러나게 한다. 간단한 질문 하나가, 생각지도 못한, 그 사람의 생각을 드러나게 한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렇다. 의도했다고 의도했던 답을 듣는 건 아니다. 의도와는 전혀 다른 답을 듣기도 한다. 질문에 답하는 사람을 잘 안다고 착각할 때, 그런 일이 벌어진다. 드라마에서도 가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엄마가 아이한테 질문한다. 질문이라기보다, 강요다. 엄마는 당연히 자신이 원하는 답을 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아이는 전혀 다른 답을 한다. 엄마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주변 사람들은 실소한다. 아이가 드러낸 생각이, 엄마의 의도와는 전혀 달랐던 거다.


예측하지 못한 생각을, 들을 때도 있다.

무심코 던진 질문으로 듣는 답이 그렇다. 별생각 없이 한 질문인데, 상대방은 진심으로 답한다. 평소에 했던 생각인지 아니면, 마음속에 가라앉았던 생각이 질문을 통해 드러났는지는 알 수 없다. 이 또한, 드라마에서 가끔 나온다. 무심코 던진 질문인데, 그 질문의 답이 고백이 된다. 방심하고 있다가 한 방 얻어맞은 사람처럼. 일시 정지 상태가 되고, 어색한 기운이 흐른다. 답변을 들은 사람의 마음에 따라, 자연스레 분위기가 풀리기도 하고 어색한 상태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대학원 수업에서, 재미있는 도구를 소개받았다.

‘Hello Q 카드’라는 건데, 38개의 질문과 12개의 미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질문 카드에는 다양한 질문이 적혀있다. ‘잠들기 전에 습관처럼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라는 가벼운 질문부터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나요?’라는 묵직한 질문까지 다양하다. 가벼운 듯하지만, 답은 그리 가볍지 않은 질문도 있다. ‘최근 나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이 그렇다. 이 질문도 어찌 보면, 가볍게 답하게 되는 질문일 수 있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니. 예측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엄마와 같은 처지가 될 때도 있다. 당혹스러운 상황은 아니지만, 의아하게 여기게 될 때가 그렇다.


아내에게 이 카드를 사용했을 때, 그랬다.

카드를 펼치고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뽑은 질문이, 이 질문이다. “최근 나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진지한 표정으로 스스럼없이 답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은 아니다. 최근 한 공동체를 통해 알게 된 분인데, 그분을 말했을 때 살짝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가볍게 이분의 영향에 관해 언급한 적은 있어서, 놀랍지는 않았다. 표정 때문이다. 표정이 매우 진지했다. 가볍게 한 답변이 아니라, 진심으로 최근 자기한테 영향을 많이 미치는 사람으로 인정한 거다. 이유를 물으려고 할 때, 누군가가 와서 더 이야기를 전개하진 못했다.


질문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부분이다.

궁금해하지도 않았을 거고, 왜 그런지는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부분이다. 최근 나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을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진 않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질문이 있는데 아직 전부 살펴보진 않았다. 다 살펴보면, 내가 나에게 질문할 때, 새로운 느낌을 받기 어려울 듯해서다.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는다는 건, 신선한 긴장감을 준다. 신선한 긴장감의 느낌을, 가볍게 사용하고 싶진 않다. 질문이 적히지 않은 카드도 한 장 있다. 이 카드는, 나 스스로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인생 질문이라고 인정한 질문을 적으려고 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지막 한 장의 질문 카드는 그렇게 적으려 한다.


질문의 매력은 익히 알고 있다.

코칭을 통해 질문에 관심을 두었고 관련 책도 많이 읽었다. 여러 사례에서도 가벼운 질문이 매우 무거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봤다. 질문의 매력이자 질문의 힘인 거다. 질문은 생각하게 한다. 그냥 생각이 아니라, 숨겨진 생각을 드러내는 거다. 자기 자신도 잊고 있던 생각을 드러내게 한다. 질문에 ‘매력’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타인에게 질문받을 때도 그렇지만, 스스로 하는 질문도 그렇다. 내가 스스로 잘 안다고 착각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만, 그 마음을 내려놓고 질문에 답을 찾아보면 발견하게 된다. 나조차도 잊고 지낸 내 생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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