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자리에서나, 잘 스며드는 사람이 있다.
잘 스며든다는 것은, 잘 어울리는 모습을 말한다. 왜 그런 사람 있지 않은가? 어떤 모임에 처음 참석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본래부터 함께한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 말이다. 어디를 가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함께 있다고 잘 스며드는 건 아니다. 물과 기름은 함께 있어도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분리된다. 오랜 시간 함께해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그렇다. 때로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갑갑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잘 스며드는 사람은 특징이 있다.
먼저 손을 내민다는 사실이다. 가만히 있는데 누군가가 와서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먼저 손을 내밀지만, 거기까지다. 이후에는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잘 스며들면서 어울리기도 하고 하나의 배경처럼 그렇게 머물기도 한다. 누구의 잘잘못도 아니고, 본인의 태도와 행동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다. 타인들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고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성격적으로 자연스럽게 잘 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본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아는 사람은, 성격을 따지지 않고 해야 할 역할을 한다. 처음이 어렵지, 다음은 좀 낫다. 관성의 법칙이 여기서도 통한다.
내가 먼저 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는다.
나는 가만히 있으면서 다른 사람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건, 우둔한 생각이다. 스며들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녹아들어야 한다. 내가 녹아들어야 스며들고 어울릴 수 있다. 물과 기름처럼 “나는 물인데!” 혹은 “나는 기름인데!”라며 고집하면, 스며들지 못하고 어울리지 못한다. 내가 먼저 스며드는 것은, 자존심 문제도 이기고 지는 문제도 아니다. 함께 하기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마음이다. 내가 먼저 마음을 내어놓고 행동할 때, 주변 사람들도 그 마음에 함께 스며들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