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해야하는 데 하지 못해 불편한 생각이 드는가? 아니면, 이미 잘하고 있어서 뿌뜻한 생각이 드는가? 한 지인은 나눔에 관해 이야기하면, 꼭 이렇게 말한다. “돈이 많으면 나눌텐데…” 이 말을 통해, 나눔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나누는 것이라 여기는 거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누야 하는 것을 특정한다는 말이다. 특정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나누고 싶어도 나눌 수 없게 된다. 이 생각이라면, 아무런 나눔도 할 수 없다. 충분히 나눌 수 있는 게 있는데도 말이다.
옷걸이에서 옷을 찾는 데, 없을 때가 있다.
몇 번을 둘러봐도 없다. 찬찬히 살펴도 없다. 찾다못해 아내에게 없다고 하면, 손으로 몇 번을 들추고 옷을 골라낸다. 아내가 옷을 찾은 지점은, 내가 들췄던 부분이다. 분명히 찾았는데 보이지 않았다. 아니, 없었다. 아내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옷을 주고 하던 일을 하러간다. 뭔가에 씌인 느낌이 든다. ‘나한테만 안 보이나?’ 왜 그럴까? 제대로 찾지 않았거나, 눈으로는 봤음에도 인지하지 못한 거다. 왜 그럴 때가 있지 않나?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어도, 누군가는 보는데 다른 누군가는 보지 못한다. 눈으로는 바라보지만, 인지하지 못한다. 무심코 봤거나 다른 생각에 가렸거나.
나눔도 그렇다.
나눌 것이 없는 사람은 없다. 물질이던 재능이던 마음이던 배려던, 나눌 것은 많다. 제대로 찾지 않아서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혹은 ‘에이, 이 게 뭐라고. 이런 걸 나눠?’ 라는 생각에 나눔의 의미가 가려진 거다. 나눈다는 것은, 이미 갖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나눈다는 말인가? 나눔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이면에는, 이미 갖고 있음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무엇을 나눌까 고민한다면, 그 고민을 어떻게 혹은 누구에게 나눌까로 바꿔야 한다. 우리는 모두 이미, 나눌 몫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