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동참

by 청리성 김작가
마음만이 아닌, 행동으로 서로의 인생에 함께 하는 것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봤을 때, 떠오르는 사람은 힘든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이다.

지금은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너무 무모하게 일했던 시기가 있었다. 철야는 기본이고, 넉 달을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한 적도 있었다. 강원도에서 심포지엄을 마치고 자정이 넘어, 광주로 운전하면서 넘어갔는데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본 기억도 난다. 밤새도록 잠과의 사투를 벌이며 꾸역꾸역 운전해서 갔는데, 너무 위험했다. 그 이외에도 졸음운전을 수도 없이 했다. 1년에 운전한 거리만, 대략 2~3만 Km였으니까 어마어마했다.


다시 그렇게 하라면, 이제는 못 한다.

그때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다. 불과 10년 전쯤의 일이다. 지금은 그렇게 일 시키면, 다 도망갈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오히려 그걸 훈장처럼 여기기도 했다. 술자리에서 후배들에게 풀어놓을, 무용담 거리 하나 생긴 거로 생각했다. 지금은 함께하고 있지 않지만, 그 시기를 함께 지낸 후배들과 가끔 그때 얘기를 하면, 어떻게 그랬나 모르겠다고 한 마디씩 한다. 다시는 그렇게 못하겠다는 말도 덧붙인다.


힘들었던 시기에 큰 도움을 받은 분 중에, 한 분이 생각난다.

제가 지금의 자리에서 계속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밑바탕을 만들어 준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용고시에서 떨어지고 우여곡절 끝에 서른이 돼서 새로 시작한 일이었기에, 적응도 해야 했고 빠르게 업무를 익혀야 했다. 그래야 몇 년 뒤처져서 시작한, 더군다나 무슨 일인지도 정확하게 모르고 시작한 일에 성과를 낼 수 있으니까. 그때 만났던 분이, 그분이다.

그분도 영업에서 마케팅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분이었다.

물론 그 사실을 한참 후에 알았다. 그분도 마케팅에 새로운 무언가를 해야 했고 그때 필자와 만나게 되었다. 다행히도 회사에서는, 타 회사에서 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시스템이 있었다. 그 덕분에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시도도 하게 되었다. 필자가 제안하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승인해 줬다. 처음 시도하는 것을 그분과 함께했다. 필자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분은 새로운 결과를 보여줄 수 있었다. 함께 도움을 주고받았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업무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

그분의 소개로 다른 부서의 업무도 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그 거래처에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그 입지가, 회사를 옮긴 지금도, 계속 업무를 하게 된 연결고리가 되었다. 그분이 아니었으면, 많은 분과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랬다면, 업계에서 지금의 제가 존재하고 있었을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생에 은인이라 할 수 있는 분이다.


힘든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은, 서로의 마음을 먹고 서로의 마음을 나눈다.

내 힘듦을 맡기고 상대의 힘듦을 받아 안는다. 그렇게 서로가 하나가 되고, 서로의 인생에 ‘동참’하게 된다. 말뿐인 함께 가 아닌, 행동으로 함께 한다. 그때는 서로의 필요로 함께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간은 서로의 인생에 동참한 시간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없어도, 연락하고 편하게 만날 수 있다.

앞으로도 서로의 인생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때만큼 마음이 순수하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 그래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고, 되어주고 싶다. 서로가 서로에게 머물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이전 27화117. 스트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