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함께 부대끼며 살아내는 공간
직장은, 한 공간에서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곳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몇십 년을 살다가, 직장이라는 공간에 모여 몇 달만 지내도, 친한 친구보다 더 가까이 그리고 잘 지내게 된다. 심지어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 함께 지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피가 섞이지 않은, 가족이 된다. 처음에는 업무 위주의 이야기를 하다, 마음의 문이 열리면서, 개인적인 문제나 가정의 문제까지 털어놓고 이야기하게 된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서로 건네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를 위로한다. 그렇게 더 가까운 사이가 된다.
때로는 결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
오죽하면, 오랜 시간 동안, 1순위를 지키고 있는 퇴사 이유가 ‘상사 및 동료와의 갈등 때문’이다. 이 사실은 검색으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마 앞으로도 이 순위가 크게 밀리진 않으리라 생각된다.
‘코로나 19’가 불러온 변화 중, 직장 생활에서 가장 크게 대두된 것은, 재택근무다.
대면이 불가피한 업무를 제외하면, 아직도 재택근무를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비대면 업무를 하면, 퇴사 이유 1순위로 거론된 ‘상사 및 동료와의 갈등’이 없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마주치지 않으니까. 정말 그럴까? 그렇지 않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아 보인다. 마주하지 않아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곳이, 직장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다.
‘메라비언의 법칙’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말의 내용인,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보다 표정이나 태도 그리고 목소리의 톤 같은 비언어적인 소통이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비대면으로 하는 소통은 거의 메신저나 통화다. 화상회의를 하기도 하지만, 오프라인의 느낌을 온전히 갖긴 어렵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7% 정도 수준으로 나눌 수밖에 없다. 서로 오해가 쌓이게 되고, 그 오해를 금방 풀기도 어렵다. 오프라인이라면 좀 더 수월하게 풀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이었던, ‘마야 안젤루’가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과 당신이 한 행동은 잊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떻게 느끼게 했는가는 잊지 않는다.” 사람은 서로의 느낌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그 느낌을 받아먹으며 성장한다. 때로는 좌절하고 쓰러지기도 하지만, 그걸 거름 삼아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해바라기처럼 고개를 쳐들며 일어선다. 직장이라는 곳이 그런 곳이다.
요즘은 직장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을 함께 고생하며 나눴던, 시간의 무게를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 퇴사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좋게 말하면 빠르게 판단하거라 볼 수 있지만, 그 선택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잠깐 하는 아르바이트도 신중하게 선택해서 결정하는데, 그보다 쉽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연을 맺고 끊기도 쉽지 않은데, 그보다 쉽게 생각한다. 언제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결코 그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신중하게 생각해서 선택하고, 선택했다면 묵묵히 이겨내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렇게 세상에서 살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