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스트레스

by 청리성 김작가
타인이 던지는 쓰레기로 쌓아두어야 할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야 할 것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교육할 때 주로 언급되는 말이다. 피교육자에게 물고기를 주면 지금의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지만, 스스로 배고픔을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다. 결과를 직접 손에 쥐여 주기보다, 결과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라는 의미다.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답을 알려주면 그때는 넘어갈 수 있지만, 다음에 비슷한 문제에 부딪히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 직접 해보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문제에 대한 답을 바로 알려주지 말고, 어떻게 그 문제를 풀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스스로 익히도록 해야 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라는 말이 있다.

고기를 먹어본 사람은, 고기를 먹어봤기 때문에, 그 맛을 알고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안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처음 갔을 때는, 주문하는 것조차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자주 왔던 젊은(?) 친구들은 마치 매뉴얼을 읊듯, 자연스럽게 주문했다. 평소에 대화할 때는 말을 어눌하게 하던 친구가, 주문은 매우 능숙하게 하던 모습이 신기했다.


비즈니스로 식사 대접을 많이 하던 분이 했던 말이 있다.

“고객한테 좋은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음식을 먹어봐야 해. 안 그러면, 알 수가 없거든. 그게 검색해서 알아본 거 하고 직접 먹어본 거 하고는 완전히 달라요.” 자신이 직접 먹어보고 초대하는 것과 가보지 않고 검색만으로 초대한 것은 다르다는 말을, 무슨 의미인지, 시간이 지나고 알았다. 지인들하고 식사하러 갈 때도 그렇다. 자신이 가본 곳은 자신 있게 말한다. 한번 와봤다고, 자기가 마치 주인인 것처럼, 메뉴부터 기타 가계의 특성까지 주저리주저리 설명한다.


위에 언급했던 두 가지의 말을 이렇게 조합해봤다.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기 전에, 물고기 맛을 알아야 한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배우기 위해서 먼저 물고기 맛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물고기를 잡고 싶지 않을까? 무슨 맛인지도 모르는데 잡는 법만 알려줘 봐야,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잡아야 하는 이유를 모른다. 사람이 행동하도록 켜주는 스위치가 바로, ‘이유’다. 이유가 명확하면 사람은 행동하게 되어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는 방식은, 대부분 즉흥적이다. 그리고 자극적이다. 잠시라도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다. ‘불금’이라는 말로 알 수 있다. 많은 직장인이 금요일만을 기다린다. 주말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렇게 한주의 스트레스를 풀려고 작정을 한다.


스트레스를 즉흥적인 무언가의 방법으로 풀 때는 그때뿐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원점에서 시작한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풀고를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물론 그런 시간도 필요하다. 항상 팽팽하게 조여서 살아갈 순 없으니까. 하지만 근본적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보는 건 어떨까?


스트레스라고 부르는 것은,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은 거의 없다.

주로 외부에서 들어온다. 누군가의 말과 행동 그리고 표정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나는 그걸 떠안고 씩씩대기 시작한다. 주중을 그렇게 씩씩대면서 쌓았다가, 금요일 저녁에 풀려고 작정하고 그렇게 한다. 쌓았다가 버리는 건 재활용이면 충분하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스트레스도 쓰레기다.

그 쓰레기를 재활용 날을 기다리는 것처럼, 금요일까지 기다렸다 버린다. 물론 너무 큰 쓰레기는 주중에도 버리기도 한다. 지인을 불러 술을 한잔하기도 하고, 카페 같은 곳에서 수다로 풀기도 한다. 그 방법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그 방법은 쓰레기를 버리는 게 아니라, 잠시 가려놓은 거라 볼 수 있다. 다음날에 다시 그 쓰레기가 날 괴롭히니까. 그래서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을 아는 게 필요하다.

타인이 주는 쓰레기를 자신의 방으로 가져와 쌓아 두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타인이 주는 말과 행동 그리고 표정으로 던지는 쓰레기를 자신의 마음에 담고 쌓아둔다. 흘려보내야 한다. 쌓아두지 말고 흘려보내야 한다. 타인이 주는 그런 행동은, 한편으로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마음에 발동되는 경우도 많다. 자기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타인에게 쏟아붓는다. 그래서 흘려보내야 한다. 사실이 아니기도 하고, 의미 없는 말과 행동이다. 그럴 때, “또 자기를 보호하려고 저러고 있구나.”라면서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필자가 그랬다. 쓰레기를 받아 안고 쌓아둘 땐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이 방법을 쓰니 잘 흘려보낼 수 있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평화다.

마음의 평화는 타인이 던지는 쓰레기를 흘려보낼 때 얻을 수 있다. 처음부터 잘 되진 않았다. 물고기 맛을 보진 않았으니까. 하지만 물고기 맛을 조금 알게 되면, 더 그렇게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물고기 맛을 느낄 때까지는,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 물고기 맛을 보면 물고기를 낚는 방법을 알게 되고, 더 좋은 방법도 깨우치게 된다.

이전 26화116.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