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성과

by 청리성 김작가


『리더가 길을 내고 모두가 그 길을 넓히는 협력으로 만들어내는 결과』

프로야구를 볼 때, 가끔 드는 의문이 있다.

성적을 좌우하는 비중이, 선수와 감독, 누구에게 더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결과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펼치는 플레이로 결정된다. 경기력이 좋은 선수 연봉이 높은 이유와 그런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었을 뿐인데, 성적이 달라지는 팀도 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말이다. 실제 경기에 참여하진 않지만, 경기 전체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감독보다 상위의 리더는 단장이다.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를 이끌지만, 단장은 구단 전체를 이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단장의 역할을 잘 보여준 대표적인 드라마는 <스토브 리그>이고, 영화는 <머니볼>이다. 두 작품에 등장하는 팀의 공통점은, 만년 최하위라는 것과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프로의 세계는 성적과 돈이 비례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럴 수도 있겠다.


두 단장은 고심에 빠진다.

효율과 효과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적은 예산으로 좋은 선수를 뽑아야 하고 그 선수들을 데리고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드라마 제목에도 쓰였지만, 이 시즌을 <스토브 리그>라고 한다. 이 시기를 잘 준비해야 한 해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 계속 함께 갈 선수와 스카우트할 선수 그리고 방출할 선수를 선정한다. 선정은 단장이 몫이라 어떻게든 하지만 성적은 감독의 몫이라, 보따리를 풀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두 단장의 선수 선정에는 공통점이 있다.

경기 데이터를 중심으로 선수를 선정한다. 일반적으로 성적이 좋다고 하면 홈런이나 타율(안타 칠 확률)이 높은 사람을 떠올린다. 실제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두 단장은, 데이터를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경기 상황에 대입한다. 홈런을 잘 치는 타자라고 해도, 큰 점수로 지고 있을 때 치는 건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자가 있을 때보다 주자가 없을 때 홈런 칠 확률이 높은 타자도 매력이 떨어진다.

야구는 일단 살아나가야 한다.

안타를 치는 게 가장 베스트지만,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도 결과는 같다. 그래서 타율보다 출루율(살아나갈 확률)을 더 자세히 살핀다. 단타(1루타)보다는 장타(2루타 이상)를 쳐야 점수를 올릴 확률이 높으니 장타율도 잘 살핀다. 소총 수보다 대포는 아니더라도, 포탄 정도의 화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다수에 맞서는 리더는 외로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통용된 상식이라고 밀어붙이면, 감당하기 어렵다. 하지만 리더는 안다. 그렇게 통용된 상식으로 했기에, 만년 꼴찌를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상식적이지 않은 예산으로 팀을 꾸려야 하기에, 상식적이지 않은 방법만이 현실을 뚫고 나갈 해법이라 확신했다.

아인슈타인도 그러지 않았나.

같은 방법으로 하면서 결과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것만큼 미친 짓은 없다고.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리면, 단장에게 미쳤다고 한 사람들이 진짜 미친 사람들이다. 하던 대로 해서 매번 꼴찌를 경험했던 사람들이 같은 방법을 주장하니 말이다.

외로운 리더였던 두 단장 곁으로 한 명씩 모여든다.

서서히 결과를 보게 되면서 단장의 말에 동의하게 된다. 지지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함께 해보자는 의지를 다지게 된다. 조그맣던 눈덩이가 어느덧 커다랗고 단단해졌다. 우습게 봤던 다른 팀의 눈빛이 놀라움과 선망의 눈빛으로 변한다. 성과의 시작은 단장에서였지만, 마지막은 모든 사람과 함께 이뤘다.

시작은 혼자였지만, 모두가 함께 이루는 스토리는 묵직한 여운을 준다.

확신을 가지고 묵묵히 걸어갔던 리더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결국에는 리더의 마음을 알아준 동료들의 마음이 어우러져 묵직하게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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