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 프로

by 청리성 김작가
『움켜쥔 손으로는 아무것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는 기준은 뭘까?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몸담은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도 몇 가지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직면한 상황을 보면서 생각하기도 했고, 느끼기도 했다. 오랜 시간 지내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 그렇게 젖어 든 기준도 하나 있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종종 목격하거나 느끼곤 한다.


‘프로는 손을 펴고 아마추어는 감싸 쥔다.’

프로는 손을 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패를 다 보여주고 심지어 자세히 알려준다. 자신이 힘들게 쌓아 온 경험과 노력을 아무렇지 않게 알려준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어 온, 유형무형의 시스템까지도 전부 내어준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노심초사하며, 꼭 감싸 안 는다. 나중에 보면 별거 아니거나 다 알고 있는 경우가 태반인데도 말이다.

프로는 알고 있다.

자신의 영업 기밀을 다 알려줘도 실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걸.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것도 다르다. 하는 사람이라야 결과를 낼 수 있다. 그렇게 결과를 내는 사람이 있어야, 자신도 수월해진다. 언제까지 뛰어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프로는 알려주면서 자신이 더 배우고 견고해진다는 걸 안다.

설명하면서 놓치고 있던 것을 깨닫기도 하고, 모호하게 알고 있던 것을 확실히 다지기도 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친구에게 설명하면 더 확실히 알고, 자신이 몰랐던 것을 깨우친다는 것을 안다. 친구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자신에게 득으로 돌아온다.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최근 읽은 책이다. 사실 정유정 작가의 책을 읽어보진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부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을 빌려, 자신의 영업 기밀을 모두 공개한 책이다. 소설가들이 자신의 방법이라며 실루엣처럼 알려준 책은 있지만, 이처럼 자세한 책은 처음이다. 종반부에는 몇 페이지를 그대로 필사해야 할 만큼, 적용해보고 싶은 방법들이 자세히 실려있다. 그래서 나는 정유정 작가를 ‘프로 작가’라 감히 말하고 싶다. 멋지다.


아마추어는 모른다.

프로가 알고 있는 걸 모른다. 자신만 살겠다는 욕심으로 보지 못한다. 이를 잘 알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눈보라가 치는 추운 겨울날, 두 친구가 산을 넘어가고 있었다. 한참을 가다, 눈 속에 쓰러져있는 사람을 발견한다. 한 친구는 자신들도 지쳤으니 그냥 가자고 한다. 다른 한 친구는 사람을 어떻게 두고 가냐며 맞선다. 실랑이를 벌이다, 한 친구는 먼저 길을 떠났다.


다른 한 친구는 쓰러진 사람을 둘러업고 비틀거리며 길을 나섰다.

힘겨웠지만 간신히 버티며 한 발씩 걸음을 옮겼다. 한참을 가다 또 쓰러진 사람을 발견한다. 잠시 쉴 겸 그리고 사람의 상태를 확인할 겸, 업고 있던 사람을 조심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쓰러진 사람을 살피는데,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아까 먼저 떠난 친구였다. 코에 귀를 대봤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자신의 몸에는 땀이 맺혀있고, 김이 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살겠다고 먼저 간 친구는 추위에 얼어 죽었다.

살리겠다고 함께 간 친구는 상대방의 체온으로 한겨울에도 땀을 흘렸다. 주는 만큼, 아니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돌려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려준다. 어쩌면 내 것으로 생각하며 움켜쥐고 있는 것이, 누군가한테 거저 받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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