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인데, 어찌하고 싶어, 상처받고 아파하는 것』
내가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듯, 다른 사람들도 다 나를 좋아할 순 없다.
이 생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사람 관계로 상처받을 일은 적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쩌면,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라 ‘맞고 안 맞고’의 문제로 바라보는 게 더 적절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좋고 싫고의 관계가 아닌, 맞고 안 맞고의 관계라는 말이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을 생각해 본다.
몇 마디 섞어봤는데, 내 취향이나 생각의 방향과 비슷하면 호감이 생긴다. 호감을 느끼게 되면,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좋게 바라보게 된다. 여기에 더해, 같은 지역에 살았다거나 같은 학교에 다녔다는 등 교집합의 개수가 늘어나면 더는 말할 필요가 없게 된다. “나랑 너무 잘 맞아!”라며 관계의 끈을 단단히 조인다.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유독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은 인맥’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 듯하다. 혹여, 아니다 싶은 말이나 행동을 하면, 실수라고 여기고, 관대하게 넘어간다.
내가 누군가를 싫어하게 되는 과정도 생각해 보면 이렇다.
보자마자 왠지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적인 느낌이 온다. 별거 아닌 말과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나랑 맞지 않는 부분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의도적으로 덫을 놓친 않지만, 딱 거슬리는 말이나 행동을 발견한다. 내 감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면, 그 이후부터는 어떤 말이나 행동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안 맞아! 안 맞아! 나랑 안 맞아도, 참 안 맞아!”
처음의 느낌이 중요하긴 하지만, 전부 그런 건 아니다.
좋은 느낌을 받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안 좋게 변하는 사람이 있다. 처음과는 다른 모습이 종종 눈에 띄고 귀에 걸린다. 원래 나랑 맞은 사람이 아니라, 처음이라 맞추려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본연의 모습이 아닌 의도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나중에 더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남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처음에는 안 좋은 느낌이 들었는데, 지낼수록 좋게 변하는 사람도 있다.
‘어? 어?’하면서 자신이 처음 가졌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서서히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처음부터 나랑 맞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삐뚤게 바라봤기 때문에 나랑 맞지 않아 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 생각의 방향은 같다는 걸 알게 깨닫게 된다. 본연의 모습을 일괄되게 보이게 되면, 결국 알 사람은 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나에게 맞추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내가 맞추는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맞춘다는 것이 나랑 비슷한 모양의 사람만 찾아다니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나랑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바라볼 때,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 모습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그럴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노력이다.
중요한 건,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대의 마음은 내가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어찌하려고 하는 순간, 관계는 틀어지게 된다. 내가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다른 사람도 모두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사람과 맞을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다. 상대방이 받아들였는지 아닌지라는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는지 그것만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아쉬운 순 있어도 아프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