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인내

마음을 단디 먹어야 하는 것

by 청리성 김작가
원하는 열매를 맺기 위해, 건너가는 용기로 시작되는 마음


화려함 뒤에 감춰진 어둠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어둠에서 빛으로 건너가기 위해 들이는, 노력과 시간은 얼마나 될까?

본인이 아니면, 그 크기와 무게를 쉽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헤아린다고 말하는 것조차 교만일 수도 있다.


조정래 선생님의 『황홀한 글 감옥』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2009년에 출간된 책인데, 부제가 ‘작가 생활 40년 자전 에세이’다.

대하소설을 3편이나 출간한 작가에게 질문한 내용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5백여 가지의 질문을 추려서, 84개의 질문에 답을 했다.

읽는 내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필하기 위한 노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집필을 하고, 집필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차단했다.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전국은 물론 해외까지 다니며 직접 취재했다.

취재에 응해주지 않아 허탕을 치기도 했고, 취재 과정에서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표현의 자유가 없던 시절이라, 신변의 위협까지 감수해야 했다.

그 어떤 것도 집필에 대한 의지를 꺾진 못했다.


작가의 신념에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작가로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얼마만큼의 노력을 해야 하는지 엄두가 나질 않을 정도다.

생각했던 것 이상의 시간과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책 한 권 출간했다고 작가라도 말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작가라는 타이틀보다, 그 타이틀을 말할 수 있는 노력과 마음이 부끄러웠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강조한 것이 세 가지가 있다.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다작(多作)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비율이다. 그 비율을 4:4:2로 하라는 것이다.

작가니까 글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지만, 그 비중이 제일 작다.

많이 읽고 생각하는 비중이 배로 크다.


많은 사람이 순서를 거꾸로 하거나, 한 가지를 경시해서 일을 그르친다고 한다.

작가가 되고 싶은 다급한 마음에 많이 쓰고, 적당히 읽고,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이 읽고 생각하는 것이, 쓰는 것보다 더 큰 인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을 누르고, 우직하게 매일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인내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것을 참아내는 것이다.

화려한 모습 뒤에 숨겨진 어둠의 시간과 노력이 희생이고,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이 인내다.

인내는 현재의 위치에서 무조건 참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지금 이곳이 아니라면, 과감히 건너갈 마음이, 인내를 위한 시작이다.

현실이 어둡다는 생각이 들 때, 빛으로 건너가기 위한 마음의 결정이, 인내의 시작이다.


현실에서 발을 떼면, 큰일이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하지만 결단해야 한다.

두려움을 끊어버리겠다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주저하면 할수록 빛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어둠에서 빛으로 나오면 잠깐 눈이 부실 수 있다.

불편하고, 심지어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망설인다면,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어둠에 갇혀 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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