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 선점(善占)

by 청리성 김작가
『내가 먼저 배우고 느끼고 실천한 것을, 타인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시작 점』

NJA(New Journalist Academy) 1기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이었다.

첫 수업이 시작됐을 때가 떠오른다. 겨울이던 2월 17일에 진행되었는데, 8주 후를 보니 4월이었다. 따뜻한 봄날. 계절이 바뀌어야 하니, 그날이 오려면 꽤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늘 그랬듯, 금방 지나갔다. 아직 새벽은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더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새로운 것을 배웠다는 느낌보다, 새로운 세계를 본 느낌이다. 고정관념처럼 굳어져 있던 생각이 흐물흐물 흘러내렸고, 그 위에 새로운 생각의 싹이 돋아났다. 내 머리와 마음에도, 따뜻한 봄날이 찾아온 거다.


‘프런티어 정신(Frontierism)’

개척자 정신이라고 표현하는데,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자리를 잡고 성장을 이룬, 미 서부 개척자들의 정신을 말한다. 지금은 황무지 같은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성장을 이루려는 사람들을 일컫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첫 수업부터 매 수업에, 오늘도 마지막 슬라이드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그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좋다고 생각하고 열정이 쏟아 올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결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확실한 결과는 없다.

확실한 결과가 보장된다면, 누구든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결과는 알 수 없다. 다 됐다고 생각한 프로젝트가 한순간에 어그러지는 것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하물며 아직 많은 사람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하고, 많은 결과가 나오지 않은 길을 간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의지도 의지지만, 주변에서 바라보는 이상하고 따가운 시선과 말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에겐 없어서는 안 될, 인정의 욕구를 밟고 일어서야 때문이다. 그래서 프런티어 정신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매 수업 시간에 강조하신 이유가 이래서이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오늘 나눔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우리가 함께 공감하고 비전을 느끼는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느낌이 든다고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이렇게 말하는 분들에 이야기를 듣고 나를 돌아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시작했지만, 이렇게 함께 비전을 깨닫고 마음으로 느끼며 현재 내가 하는 것에 접목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교육과정에 묻어져 있었다고.

지정의(知情意) 학습이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왜 중요한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고, 과제를 하면서 좀 더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2주 차 과제에서도 썼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순서라는 것도 아주 강력하게 깨닫게 되었다. ‘의’가 마지막에 오는 건 어렵지 않은데, 가끔 ‘지’보다 ‘정’이 앞설 때가 있었다. 많은 실수가 일어나는 중심에는, 순서가 바뀐 이유가 있었다는 걸 온몸으로 깨달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어설프게 아는 걸 확실하게 한다고 착각하는 것만큼 위험한 건 없다.


그럼, 이런 것들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뭘까?

이게 가장 중요하다. 바로 선점을 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선’의 한자다. 먼저 선이 아닌, 착할 선(善)이다. 우리가 이렇게 애써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선점(善占)해서 나누기 위해서다. ‘공부해서 남 주냐?’라는 옛 어른들의 질문에, “네!”라고 대답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게 되었다. 나에겐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무언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정확하게 알고 마음에서 요동치는지 확인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 이런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비전이 될 수 있고 간절한 꿈이 될 수 있다. 그걸 누구도 아닌 내가 하겠다고 마음먹는 사람, 그 사람이 ‘뉴 저널리스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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