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을 받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마음과 행동
야구장을 찾는 이유가 있다.
경기 내용을 잘 보기 위함은 아니다. 경기 내용을 가장 잘 보는 방법은, 집에서 TV로 보는 게 최고다. 중계방송을 보면 상황에 따른 설명까지 더해지니, 가장 최적한 상태로 야구를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오히려 야구장을 가면 어수선해서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지 못하면, 상황이 벌어졌을 때,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사서 고생한다는 말이 딱 맞다. 그럼 왜 굳이 사서 고생을 할까?
현장감 때문이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살아있는 듯한 느낌은, TV로는 절대 느낄 수 없다. 경기장 입구에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알 수 없는 기운에 휩싸이게 된다. 사람들의 환호 소리와 들썩들썩한 응원 소리가 어우러진 현장은 가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야구장을 찾아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직접 가보길 추천한다. 오래지 않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야구를 보면서 마시는 맥주와 안주는 정말 맛난다. 누군가는 치맥을 즐기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다고 한다. 야구장에서 먹는 치맥이 가장 맛있다는 게 이유다.
야구장에서 느끼는 또 다른 재미도 있다.
파울볼 혹은 홈런볼을 얻는 거다. 나는 아직 한 번도 얻은 적은 없다. 공이 근처로 온 적은 있지만, 가질 수 있을 만큼 근접하게 온 적은 없다. 그래도 갈 때마다, 혹시 이번에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글러브는 챙겨간다. 날아오는 공을 멋지게 잡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중계 화면에 가끔 그런 장면이 잡힌다. 날아오는 공을 글러브로 멋지게 잡는 장면 말이다.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짜릿할 것 같다. 누군가는 튕겨서 날아가는 공을 쫓아가지만, 다른 누군가에 손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포기하는 모습도 본다. 한참을 쫓아가던 사람이 다른 사람 손에 쥐어진 공을 보고, 뻘쭘한 표정으로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파울볼이 날아가면 경고 신호가 울린다.
피하라는 경고다. 사실 파울볼은 잡아야 하는 게 아니라 피해야 한다. 빠르게 날아간 공이 몸에 맞으면 크게 다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러브를 가져가는 또 다른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피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혹은 몸으로 날아오면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잡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에게 날아오는 공은 운이 좋은 상황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운이 나쁜 상황이 된다.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위기가 된다.
선택받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한다.
공이 내 쪽으로 날아오는 건 내 의지로 할 수 없다. 운이 좋거나 혹은 나빠야 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공을 받느냐 아니면 받지 못하느냐는, 내 준비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안전하고 여유롭게 잡을 수도 있지만, 허둥지둥 잡을 수도 있다. 다급하게 피해야 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누군가한테는 기회가 되고 누군가한테는 위기가 된다. 그렇게 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준비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에게는 기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위기인 거다.
그때가 언제인지 몰라 마냥 준비하고 있는 게 참 어렵다.
뭐 하는 짓인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언제까지 준비해야 할까? 인디언의 기우제 이야기를 들어봤을 거다. 100% 비가 오게 하는 기우제 말이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에 확률이 100%라고 한다. 내 준비가 100% 기회가 되게 하는 방법도 그렇다. 공이 나에게 날라올 때까지 글러브를 챙겨가는 거다. 항상 챙겨가다가 귀찮아서 글러브를 놓고 간 날, 나에게 공이 날라오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억울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글러브는 항상 챙겨 다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