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난 모습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안에 있는 것
가을은 캠핑에 계절이다.
이제는 캠핑 시즌이 따로 없지만, 그래도 더위가 가시는 가을 초입에 하는 캠핑이 좋은 건 사실이다. 야외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먹는 밥맛이 참 좋다. 밤에 장작불을 땔 때, 더위나 모기와 싸울 필요가 없어서 좋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너무 차지 않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은 또 하나에 행복이다. 상쾌함을 느끼며 천천히 걷는 산책은, 매일 했으면 하는 코스 중 하나가 된다. 매일 맞이할 수 있는 여유 있고 고요한 아침 시간과 상쾌함을 전해주는 신선한 공기의 조합은, 많은 사람이 꿈꾸는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꼭 이 꿈을 이루고 싶다.
캠핑에 즐거움은 야외에서 먹는 음식이다.
가스 불과 프라이팬에 굽는 고기가 아닌, 숯불 혹은 장작을 이용한 불과 기름을 쏙 뺄 수 있는 철판에 구워 먹는 고기는 일품이다. 평소에는 기름을 품어 안은 고기를 먹다가 기름이 쏙 빠진 고기를 먹으면 담백하고 고소하다. 여기에 숯불 냄새가 살짝 입혀져 향을 더하면, 눈을 지그시 감고 고기 맛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집에서 가져온 다양한 음식을 숯불에 올려놓고 굽는 도전(?)을 해보기도 한다. 평소에는 생각도 안 했는데 캠핑을 오면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이 생겨나고 시도하게 된다. 그래서 생겨난 다양한 레시피들이 돌고 돈다. 사람들에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에 엄지 척을 하기도 한다.
집이든 캠핑이든, 먹고 나면 문제(?)가 발생한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에 맞먹는, 누가 설거지를 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집에서는 상황에 따라 돌아가면서 하거나, 아이들에게 조건을 걸고 정당하게(?) 설거지를 시킨다. 캠핑에서는? 게임으로 결정한다. 밥을 할 때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욱 싫은 설거지는 세상 공평한 게임으로 결정한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공평하게 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말이다. 아이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아이들이 제안하는 게임을 한다. 아이들은 설거지를 결정하는 것도 있지만, 게임을 하는 것에 더 몰두하기도 한다.
설거지 담당자가 정해지면 계수대로 향한다.
조명이 잘 설치된 곳이 그리 많지 않아, 설거지할 때 주의 깊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텐트로 돌아왔다가 다시 가야 하기도 한다. 제대로 씻지 않은 음식물이 남아있기도 하고, 잘 헹구지 않아 남아있는 거품이 발견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다음 날 아침, 밥을 먹으려고 할 때 발견하기도 한다. 겉은 깨끗한데 안이 더러울 때가 종종 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릇은 겉도 깨끗해야겠지만, 속이 깨끗해야 한다. 음식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음식이 담기는 곳이 깨끗하지 않으면, 아무리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이라고 해도 먹기 어렵거나 그 맛을 온전히 느끼기 어렵게 된다.
설거지하는 이유는, 새 음식을 담기 위해서다.
먹은 음식을 잘 닦아내고 새 음식을 담아서 새롭게 먹기 위해서 설거지를 하는 거다. 누군가에게 “나, 설거지 잘했죠?”하고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그렇다면 겉만 잘 씻으면 된다. 하지만 음식을 담아내야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속을 잘 씻어야 한다. 기분도 기분이지만, 그래야 건강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다. 이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모두가 잘 실천하는 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속보다 보이는 겉이 더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얼굴에 트러블이 일어나면, 겉에 바르는 화장품을 살핀다.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이라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다. 물론 피부에 맞지 않는 화장품이 문제에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장 건강이다. 장 건강이 좋지 않으면 나쁜 가스로 인해 그 영향이 얼굴로 드러난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얼굴에 트러블이 생기면, 장 건강을 먼저 살피라고 조언한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지만, 그 원인은 속에 있다는 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거의 모든 것은 안에서부터 흘러나온다. 말과 행동도 그렇다. 안에서 올라오는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게 된다. 피부는 장 건강을 챙겨야 하는 것처럼, 말과 행동은 마음 건강을 챙겨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