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 주는, 그 사람을 위한 당근과 채찍
선물과 뇌물의 차이가 뭘까?
일전에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선물과 뇌물의 차이는 이렇다. 바라는 마음 없이 주는 것은 선물이고,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는 것은 뇌물이다. 선물은 주는 그 자체로 감사 혹은 미안함의 의미를 담는다. 아니면, 다른 의미를 담아서 줄 수도 있지만 명확한 건, 선물을 주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는 사실이다. 쉼표 혹은 말 줄임표의 의미가 아니라는 말이다. 뇌물은 선물과 다르다. 무언가를 주는 목적 자체가, 자신이 바라는 무언가를 얻기 위함이다. 그렇다고 원하는 것을 강요할 순 없다. 그에 대한 답은, 받는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는 사람은, 그 의미가 퇴색(?) 되지 않도록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선물을 많이 주는가? 뇌물을 많이 주는가?
위에서 언급한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는 선물을 가장한 뇌물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거의 가 그렇다고 봐야 한다. 꼭 비즈니스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것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다. 아! 최소한, 처음은 그렇다는 말이다. 상대방을 잘 알아가는 데 필요하다. 비즈니스 파트너로 나 혹은 우리 회사를 선택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렇게 맺어진 인연이 계속 그렇게 흘러가기도 하지만, 언제부턴 가는 일과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기도 한다. 누군가가 부서를 옮겨 비즈니스 관계가 아니어도, 서로 연락하고 만나는 사이가 그렇다. 실질적인 이득은 없지만, 그냥 사람이 좋아 만나게 된다. 뇌물을 주다, 선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는 거다.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다.
선물과 뇌물의 차이를 잘 살펴보면 그렇다. 내 윗사람 혹은 나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선물을 주기 어렵다. 항상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니 의식을 안 할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순도 100% 선물을 주기는, 사실 어렵다. 그럼 누구한테 이런 선물을 줄 수 있을까? 후배 혹은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없는 사람이 그렇다. 물론 후배한테 도움을 받기 위해 밥을 사거나 무언가를 안길 때도 있다. 하지만 잠시 도움을 위한 부탁이지, 나에게 영향을 줄 순 없다. 영향을 준다는 건, 그 사람에 의해, 나의 현재 상태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내 목줄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아니, 선물을 주고 있는가?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해도, 선물을 주고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선물이라고 해서 꼭 금전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그것이 바로 선물이 될 수 있다. 공동체에 적응하기 어려워 움츠려 있는 후배에게, 기운 내라고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것도 선물이다. 약속이 있어 일찍 나가야 하는 후배의 상황을 파악해서 배려해 주는 것도 선물이다. 좋은 것이 아니어도 선물일 수 있다.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후배에게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도 선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게으름이 익숙해지기 전에, 정신 차리고 다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