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3. 소중한 사람

by 청리성 김작가
잘 받아주는 마음으로, 마음이 가고 함께 있고 싶은 사람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라디오를 틀었는데, 오랜만에 정겨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해바라기’에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는 노래 첫 부분이다. 첫 소절부터 가사와 음이 강력하다. 그래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 시간이 지나도 깊이 기억되고, 새로운 세대도 공감하는 노래들이 있다. 드라마에서 노래를 소개해서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아무리 소개해도 공감하지 못하면 반응을 끌어내기 어렵다. 세대가 변해도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해서 매우 거창한 건 아니다. 지금까지 세대를 이어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일상의 모습이라 볼 수도 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그렇다.

앞서 언급한 해바라기의 노래 가사처럼, 자신이 가는 길이 험하고 멀어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간다면 좋겠다고 한다. 자신이 걸어가야 할 험하고 먼 길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좋으니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한다면 좋겠다고 노래한다. 좋은 길을 간다고 해도, 소중한 사람이 없는 것보다 그러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하는 듯하다. 하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이런 모습을 자주 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단출한 식사는 매우 풍성하게 느껴지지만, 헤어진 다음에 먹는 고급스럽고 푸짐한 식사는 매우 허하다고 한다.

소중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너무 황당한 질문인가? 소중한 사람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가? 아마 사랑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가 마음을 주고 아끼는 사람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맞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소중한 사람이다. 하지만 한 발짝만 더 들어가서 생각해 보자. 왜 사랑하게 되었는가? 가족은 핏줄이라 그렇다고 해도, 타인은 왜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이유는 가지각색일 수 있다. 그래도 하나의 접점이 있다.

마음이 가는 사람이다.

마음이 가는 건, 나에게 잘해줘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약속도 잘 안 지키고 자기 멋대로 하지만,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어릴 때 이런 친구가 있었다.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건성이었다. 그래서 머리로는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자기 집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도 늦는 친구였다. 좋아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신기한 건, 그래도 마음이 갔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편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했다. 뭘 잘하고 어떤 부분에서 좋은 점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편했다. 이런 게 불가사의가 아닌가 싶다.


마음이 가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마음을 잘 받아주는 사람인 듯하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지만, 내 마음을 잘 받아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마음이 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해도, 편안하게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도 될지 저렇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가지 않는다. 그냥 불편하다.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불편하고 심하면 같은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행동을 해도 불편하다. 내가 소중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마음이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음이 가는 사람은, 잘 받아주는 사람이다.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편안한 사람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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