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의미를 찾는 과정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동의하는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느낀 결론이다. 절대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계획이란, 내가 원하는 방향이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요렇게 고렇게 되겠지?’라며 계획을 세우지만, 그렇게 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아! 물론, 작은 단위 그리고 짧은 기간에 이루어지는 프로젝트나 인생 계획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곡선도 짧게 끊으면 직선으로 보이지 않는가? 그런 거다. 인생도, 가까이 들여다보면 직선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곡선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인생은 레일 위를 달리는 열차가 아니라,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길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의도를 염두에 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인생을 항해에 비유하는 말이 많은 것도 우연은 아닌 듯하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잘못된 인생인가?”
이 지점에서 이렇게 질문을 해본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은 인생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간절함이 없어서 그렇다거나 의지가 박약해서 그렇다거나, 아니면 정신력이 부족해서,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직, 곡선을 직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닐지 살펴볼 일이다. 멀리서 바라보지 않고 가까이서만 들여다보고만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자신이 바라보고 싶은 것에만 함몰되어 있으면, 전체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전체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면, 뭐가 문제일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빠져 허우적대게 된다. 헤어나오질 못하는 거다. 신은 한쪽 문을 닫으면 다른 문을 열어준다는 말이 있다. 내가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의미다. 하지만 닫힌 문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신세 한탄만 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새로 열린 문을 바라보지 못한다. 그 열린 문은 언제나 열려있지 않다. 모든 기회가 그렇듯, 그 문은 곧 닫히게 된다. 한참 고개를 떨궜다 고개를 들었다고 해도, 열린 문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 사람에게 새로운 문은, 아예 없었다. 그렇게 믿는다. 안타깝게도 말이다.
“왜, 내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질문할 필요가 있다. 언제?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말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도대체, 왜냐고?”라고 따져 묻는 대신, “왜 이렇게 됐을까?”라고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거다. 상황을 부정하기보다 상황에서 의미를 구하면, 뜻하지 않은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책을 읽거나 공부할 때,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얻었을 때의 기분이 어떤가? 그런 기분, 아니 그 이상에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어쩌면 이것이 삶의 지혜가 아닐지 싶다.
“인생에 나침반 같은 문장이 있는가?”
없다면 꼭 하나 찾거나 만들면 좋겠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의 중심과 기준을 잡아줄 한 문장 말이다. 그래야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그 중심과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잠깐 흔들릴 수는 있어도, 넘어지진 않는다. 최소한, 내가 그렇다. 내 인생 나침반 문장은 이렇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것을 주시는 분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것을 주신다는 믿음이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그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원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면 시간에 차이는 있지만, 꼭 찾게 된다. 나뿐만이 아니다. 누구나 원하는 것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오지 않는 건, 그게 나에게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만 기억하면 좋겠다. 그러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