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존재

by 청리성 김작가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하는 이유를 찾고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


“공동체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이렇다고, 단정 짓기 어려운 문제다. 세상에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만이 불변의 법칙이라고 하니, 그 무엇도 확언할 순 없다. 공동체와 그 밖에 여러 상황에 따라, 힘이 발휘되는 모습이 다를 수 있다. 리더십을 말할 때도 그렇다. 권위적 리더십과 서번트 리더십이 있다고 하면 어떤 리더십이 옳을까? 최근에 서번트 리더십을 집중 조명하니, 권위적 리더십보다 서번트 리더십이 더 옳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권위적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사람은 더욱 그럴 테고 말이다. 하지만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핵심 역할을 하지 않으면, 서번트 리더십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독이 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을 하지 않는데, 그 누구도 그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성과를 내야 한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권위적 리더십이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


공동체의 힘을 구성원으로 한정 지어서 보면, 이렇다.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뛰어난 소수의 인재가 힘을 발휘한 모습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두드러진 인재는 없지만, 각자가 가진 역량을 통해 힘을 발휘하는 모습이 있다. 전자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한 명의 인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다. 지금에 대기업이 처음에는 혼자 시작해서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대기업에 속한 직원들과 그의 가족 그리고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엄청난 인원의 생사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회사가 일방적으로, ‘사업 종료’를 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거기서 일하는 직원과 가족 그리고 관련된 업체 사람들이 한순간에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하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좋은 방향으로,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후자의 경우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프로스포츠를 보면, 탁월한 역량을 가진 선수의 연봉이 매우 높다. 외국에서는 한 선수의 연봉이, 한 팀 선수 전체 연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개인 역량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런 선수가 몇 명 있는 팀이 있다면, 과연 이 팀을 이길 팀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놀랄만한 소식이라면서 관련 소식을 전한다. 한 번은 정말 무명 선수들로만 꾸리진 팀이, 실력이 높다고 알려진 팀을 꺾은 이야기도 들었다. 이들이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좋은 팀워크였다. 특출나게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은 없지만,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다했다는 말이다.


여기서 다시 질문해 본다.

“공동체의 진짜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앞선 질문과 조금 다른 건, ‘진짜’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사실이다. 공동체가 힘을 발휘하는 근거를 두 가지로 말했다. 뛰어난 소수의 인재와 인재는 아니지만, 구성원들의 역량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어떤 방식이 옳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공동체는, 단체 스포츠라는 거다. 혼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를 한 번에 할 순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역량을 떠나 각자의 위치를 지키지 않고 역량을 발휘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공중에서 야구장을 비추는 화면이 나올 때가 있는데, 수비수가 각자의 위치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수비의 실책이 나올 때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지만, 실책으로 인해 승부의 흐름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뺄 순 없는 노릇이다. 그 공간만큼 빈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각자가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나의 존재 이유를 살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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