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아닌 척하지만, 타인을 헤아리지 않고 상처를 주는 날카로움
보다가 멈췄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다시 봤다.
14화까지 몇 편을 연달아 봤는데, 이제야, 왜 사람들이 꼭 보라고 했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계속 다음 화를 이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었다. 서로 주고받는 대사가 참 기가 막힌다.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말들이 참으로 예리하다. 그리고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애틋하다. 따라 하고 싶은 표현도 있다. “~듯하여”라고 하는 표현이다. 나도 모르게 문자로, 아내에게 이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었다. “이해심이 깊어진 듯하여….”라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라는 말도 자주 나온 듯하다. 무표정으로 조곤조곤 말하는데, 유머가 담긴 장면도 매력적이다. 억지스럽지 않다. 어찌 보면, 아재 개그 같은 느낌도 난다. 아무튼. 마지막까지 기대하면서 본 드라마다.
드라마가 재미있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배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잠깐의 표정이나 동작 혹은 대사가 훅하고 들어올 때가 있다. 오랜 시간 그 내용이 머릿속에 머물 때도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변신할 때도 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볼 때도 집중해서 본다. 딴짓하지 않고 말이다. 이전에 볼 때도 배움을 느낀 장면이 있었는데, 오늘도 하나 건졌다. 한 장면이 또, 나를 생각하게 했다. 일반적으로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조금 더 마음에 와닿은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이완익’이라는 사람이 있다.
매국노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사건 절반이 자기가 사주해서 이루어진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영향력이 엄청나다. 더 기가 막히는 건, 그런 그를 아무도 잡아넣을 수 없다는 말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왕을 겁박해서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얻을 정도니, 아무도 잡을 수 없다는 말이 헛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얻는 거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는 거다. 입이 딱 벌어질 돈뭉치를 보여주고 선택(?)을 하게 한다.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 사람을 매수하는데, 정작 필요한 사람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을 한탄한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유진 초이’와 비교하면서 말이다. 자기는 아무리 돈을 먹여도 사람을 못 얻는데, 그 사람은 도대체 무엇으로 그렇게 사람을 얻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갖는다. ‘유진 초이’가 돈으로 사람을 얻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히 아는듯했다. 돈으로 라면 자신이 지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사람을 얻는다는 것은 다 얻는 것과 같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돈과 명예 혹은 권력처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얻고자 하는 것 말고 말이다. 아! 이 세 가지도 사람을 통해서 오는 경우가 많으니, 어쩌면 더 큰 욕심이 아닌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사람을 얻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 방법에 따라 깊이가 달라진다. ‘이완익’이 한탄한 것처럼, 돈으로 매수한 사람은, 돈의 수명이 다하면 거기서 끝이다. 하지만 선함이 담긴 진정한 마음은, 오래간다. 그 사람의 수명이 다할 때가 가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일상에서도 가끔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
사람을 얻는다는 건 사람을 모아들이는 능력이다.
주변에 사람을 모아들이는 사람이 바로 사람을 잘 얻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그럴까?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다. 자기를 낮추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내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해서, 타인도 배가 고프지 않을 거라 단정 짓지 않는다. 배려하고 물어본다. 그런 사람에게는 마음이 움직인다. 그 사람이 애쓰지 않아도 함께 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사람을 모아들인다.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어떨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그 무언가로 짓누른다. 아닌 것 같이 말과 행동을 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그렇다는 걸 알 수 있다. 바지에 숨긴 송곳처럼 어딘가가 튀어나온다. 정작 본인만 모를 뿐이다. 나는 송곳을 숨기지 않았는지 잘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