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심장과 흔들리는 마음을 잔잔하게 유지해야 얻을 수 있는 마음의 상태
가장 멋진 사람의 표본이 있다.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이 없는, 아니 어쩌면 흔들림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속은 어떤지 알 수 없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보면, 감히 말도 걸기 어려운 사람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밝히고 돌아서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 자리를 벗어나서는, 바로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당차 보였지만, 마음은 매우 초조하고 흔들렸다는 증거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겉은 차분해도 마음은 매우 혼란스러울 수 있다. 분명한 건, 내가 볼 때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대체한다는 사실이다. 그 모습이 참 멋있게 보인다.
흔들림 없어 보이는 사람이 왜 멋있어 보일까?
내가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B형 남자라, 가슴에서 치고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을 잘 평정하지 못한다. 아! 그렇다고 대놓고 큰소리를 내거나 액션(?)이 크다는 말은 아니다. 가끔, 그럴 때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내가 안다. 그리고 내가 느낀다. 뜨거운 기운이 올라올 때의 느낌과 그때 나의 반응을 말이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평상시와 다름없어도, 쉴 새 없이 뛰는 내 심장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느껴진다. 거세게 뛰는 심장박동으로 날카로운 말을 날리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반응을 보인다. 자주 있지는 않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어떻게 했어야 옳은지 헷갈린다.
‘뜨거운 기운이 올라와도 그냥 참고 삼켰어야 했을까?’,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줬으니 잘한 걸까?’, ‘방법이 맞더라도, 내가 선택한 표현이 맞는 걸까?’ 등등. 여러 생각이 뒤엉키면서 마음을 더 흔들어놓는다. 언젠가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다.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에 돛단배 한 척이 있다. 그 위에 사람이 서 있다. 아무리 파도가 출렁거려도 그 사람의 두 다리는 배 위에 고정되어 있다. 마치 묶어놓은 것처럼. 그렇게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주변 상황이 아무리 요동치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적어봤었다. 너무 큰 욕심인가?
평정심을 유지하다, 순간 흔들릴 때가 있다.
순한 용이지만, 역린을 건드리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한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각자의 역린이 있다. 그것을 건드릴 때 사람의 마음이 흔들린다. 아니, 요동친다. 자신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을 누군가 들춰내는 것이, 누군가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 될 수 있다. 집안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친한 지인도 초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가족 중 누가, 아무 생각 없이, 친구를 데리고 온다면? 역린을 제대로 건드린 거다. 평소에 순했던 사람이라도 폭발할 수밖에 없다. 분을 삭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옳은지 정답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당장만 생각하지 말라는 거다. 심장이 요동치고 마음이 심하게 출렁이면, 다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이란, 조금 후의 상황 혹은 관계를 말한다. 요동치는 심장에서 쏟아내는 말이나 행동을 여과 없이 내보낸다. 출렁이는 마음으로, 상대의 마음도 흔들어댄다. 하지만 요동치는 심장과 출렁이는 마음이 잔잔해지면, 그때 깨닫게 된다. ‘아!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후회하지만, 돌이키기는 쉽지 않다.
설사 상대방이 잘못해서 그랬다고 해도, 그 말이 오히려 빌미가 되어 전세가 역전되기도 한다. 그래서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는 듯하다. 달리 표현하면,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무엇을? 말을? 아니다. 마음에 평정을 유지하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