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 기억

by 청리성 김작가
누구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은지에 따라, 삶의 방향과 목표가 달라지는 것


‘Remenber’

‘기억하다’라는 의미를 지니는 영어 단어다.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삶과 죽음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했는데 그때 이 단어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죽은 분들을 기억하는 이야기였으니, 이 단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어쩌면 당연했는지도 모르겠다. 진행하는 수녀님께서 이 단어의 어원을 이렇게 설명했다. ‘다시(Re) 멤버(menber)가 되다.’ 분리한 두 단어의 의미도 알고 있던 터라, 어원에 대한 설명이 금방 이해가 됐다. 이동하는 중이라 방송 내용에 온전히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그 의미에 대한 추가적인 해석이나 그 외의 정보에 대해서 언급했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 봤다.


‘다시 멤버가 되다.’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다시 나의 멤버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멤버로 받아들이는 누군가가, 기억 속에 계속 있었는지 아니면 잠시 잊고 있던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나와 함께 있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나 상황을 기억한다고 표현할 때를 보면, 지금 나와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멀리 떨어져 각자의 삶을 살고 있거나,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을 기억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미 지난, 과거의 모습을 말한다. 잊지 않아야 하는 중요한 상황이 발생할 때, 기억하겠다고, 미래형으로 말하는 이유를 봐도 그렇다.


“누구에게 기억되고 싶은가?”

나를 기억해 줬으면 하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은 아니더라도, 그 사람에게만큼은, 꼭 기억되고 싶은 사람이니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고, 사랑받고자 하는 사람이다. 기억되고 싶은 사람은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사람에게, 잊지 말아 달라고 하거나 꼭 기억해달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보면 그렇다. 기억을 잃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못 알아볼 때, 억장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게 나의 현실이라면, 담담하게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내가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바로 이어질 수 있는 질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고 사랑받고자 하는 사람이 나를 기억하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어떻게 기억했으면 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그 사람이, 좋지 않은 기억이나 나쁜 기억 혹은 잊었으면 하는 일들만 기억한다면 어떨까? 차라리 나를 기억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지도 모른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하니 말이다. 그래서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기억되기 위해 노력한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 사랑을 준다. 언제나 믿어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믿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음은 부글부글 끓고 있을지는 몰라도 말이다.


“누구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두 가지 질문을 연결하면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기억해 줬으면 하는 사람이, 나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면 좋을지에 대한 그림이 그려졌다고 하자. 그러면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살지 않을까? 어떤 도구를 이용해야 가장 잘 그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색상으로 칠해야 가장 어울릴지도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이 어떤 그림을 그리며 살아갈지 고민하고 행동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삶의 방향이자 목표가 된다. 삶의 방향이나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면 이렇게 질문하면 좋겠다. “나는 누구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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