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2. 질문

by 청리성 김작가
기술이 아닌, 호기심과 관심으로 접근해야 겸손하게 나오는 물음표


요즘 ‘질문’에 꽂혔다.

갑자기 꽂힌 건 아니고, 작년 초에 코칭을 배우면서부터 관심을 두게 되었다. 코칭의 진수는 질문에 있기 때문이다. 언제 어느 때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고객이 문제의 본질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한다. 코칭할 때 가장 기쁠 때가 언제인지 아는가? 고객의 입에서 “아…!”라는 탄식이 나올 때다. 자신이 말한 문제가 아닌, 본질적인 문제를 발견할 때, 무의식적으로 이런 반응이 나온다. 꽉 막혔던 혈이 뚫리듯,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을 때도 이런 반응이 나온다. 그러면서 “맞아요! 맞아요!”라며 흥분한 목소리로, 뭐가 문제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면 될지, 말을 이어간다. 조곤조곤 말하던 사람도, 이때만큼은 본능(?)을 숨기지 못한다. 그래서 이때가 제일 기쁘다. 뭔가 도움이 됐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저런 일로 코칭과 본의 아니게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데, 조만간 다시 코칭의 세계에 들어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나는 예전부터 질문에 관심이 있었다.

그걸 나중에야 알았다. 코칭에 집중하고 있을 때, 질문에 관한 관심이 커졌고 그 관심은 책 집필로 이어졌다. 질문에 관련된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집에 있는 책 중, 질문에 관한 책을 찾아봤다. 생각보다 많았다. 질문과 직접 연관된 책도 있었고, 간접적으로 연관된 책도 있었다. 집필한 작가들을 보니, 질문에 관한 책을 쓰겠다는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너무나도 쟁쟁하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협상하려면 대화가 필요하고, 그 대화에 핵심은 질문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관련 책이 많은 게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질문과 관련된 책이라고 하면 귀가 솔깃하다.

최근에도 몇 권의 책을 선정해서 읽고 있다. 지금은 코칭의 세계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언제든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해야 할까? 최근에는 그런 마음으로 질문에 관련된 책을 읽고, 정리하고 있다. 다양한 질문의 형태와 사례를 보면서, 질문은 정답은 없고, 해답만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질문이라도 상황이나 대상 그리고 맥락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니 말이다. 그래서 질문은 기술이 아니라, 관심이고 마음이라 본다.


<리더의 질문법>

인상 깊게 읽은 책이다. 조직 심리학의 대가가 쓴 책이라 그런지, 조직에서 나누게 되는 대화의 사례가 많이 나온다. 어떤 형태로든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들, 특히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면 참조할 만한 부분이 많이 나온다. 한 줄로 이렇게 요약된다. “리더는 단정을 짓는 사람이라 아니라, 겸손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일반적으로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단정을 짓는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론을 내주고 지시해야 하는 자리라 생각한다. 구성원들이 그렇게 몰아가기도 한다. 먹이를 얻어먹기 위해, 새끼 새가 어미 새를 바라보며 눈을 껌뻑이듯 말이다.


리더의 질문법에서는, 겸손한 질문을 하라고 한다.

단정을 지으면 더는 좋은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하고, 무엇보다 좋은 관계로 연결될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겸손한 질문이 필요하고, 그 질문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겸손한 질문을 가장 효과적으로 촉발하는 방법은 호기심과 관심을 보이되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이나 형식에 간섭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리더의 질문법> 중에서


참 어려운 말이다.

말마따나, 의식적으로 노력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관성의 법칙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달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방향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사실 그러기 싫거나 귀찮은 마음도 없다고 할 순 없다. 그래서 기술로 접근하면 곤란하다. 호기심과 관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면 달리고 있던 속도가 점차 줄고 방향을 바꾸는 기회가 온다. 리더에게 꼭 필요한 겸손한 질문의 시작은, 호기심과 관심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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