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 질문

by 청리성 김작가
상대가 공격하는 질문에 가장 좋은 답변으로, 나에게 온 공을 상대에게 넘기는 방법


“최선의 답은 질문이다!”

누군가 곤란한 질문을 하거나, 어느 답을 해도 난처한 상황이 되는 것을 물을 때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건 질문이라기보다, 공격이라는 느낌이 든다. 정말 궁금해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난처하게 하거나 궁지로 몰아가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때 어떤 답을 할지 고민하기보다, 역으로 질문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공격한 사람은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다는 생각에 방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때 반격을 한다면, 오히려 먼저 공격한 사람이 더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최선의 답은 질문이라고 말하는 거다. 나에게 온 공을 상대에게 다시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를 예로 든다면 이런 상황이 될 수 있다.

공격수들이 좋은 패스 연결로 골을 넣을 결정인 기회를 만들었다. 응원하는 사람이 “어! 어!”하게 만드는 상황 말이다. 주변에 있던 동료도 거기에 집중한다. 공격에 집중하는 것도 있지만, 거의 됐다는 생각에 다음을 생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안타깝게 기회를 놓친다. 골키퍼 선방에 막히거나 중간에 볼을 빼앗긴다. 많은 선수가 공격으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골키퍼나 볼을 가로챈 선수는 한 방으로 길게 넘긴다. 역습을 시도하는 거다. 수세에 몰려던 상황이 오히려, 단독으로 골을 넣을 기회로 전환된다. 그렇게 공격하던 팀은 골을 허용한다. 골을 넣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골을 빼앗긴 상황이 된다. 선수나 응원단 모두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테니스에서도 관련된 지혜를 얻는다.

테니스 게임을 할 때의 일이다. 원래 잘 못 치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게임이 풀리지 않았다. 네트 상단에 걸리는 공도 있었지만, 뒤쪽 라인을 넘어가는 공이 자주 나왔다. 잘 맞춘 느낌이 들었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그렇게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 파트너로 함께 게임을 하시는 분이, 한마디해 주셨다. “강하게 넣으려고 하지 말고 힘을 빼고 툭 쳐서 넘긴다는 생각으로 해보세요.” 공을 때리는 순간 힘이 너무 들어가니 라인을 벗어난다는 얘기였다. 공격할 때 약하게 들어가면, 상대가 바로 강하게 되받아 칠 수 있다는 생각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예전에 몇 번 그렇게 당한 경험을 몸이 잊히지 않고, 기억한 거다. 강하게 넣어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덧붙여서 한마디를 더 해줬다.

그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너무 덤빈다는 말이었다. 테니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잘하려는 마음에, 게임을 할 때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게 도움이 될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독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차분하게, 천천히 하세요.” 덤비지 말라는 말이었다. 덤빈다는 것은 여유가 없다는 말이다. 여유가 없으면 마음이 급해진다. 서두르게 되는데 옆에서 볼 때는 부산 떠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파트너로 뛰신 분이 아마 나를,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스포츠도 그렇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여유 있는 사람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 여유가 있다는 건, 연륜이 있다는 것이고,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질문에 질문하는 것이 그렇다.

여유가 있어야 공격하는 질문을, 다른 질문으로 되받아 칠 수 있다. 상대방의 공격에 당황하면 어떻게든 답을 말하려고 든다. 덤벼드는 것과 같다. 그러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그것이 상대가 원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더 강하게 조여온다. 따라서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았을 때는, 어떻게든 답을 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덤비지 않아야 한다. 잠시 여유를 갖고, 할 수 있는 질문을 찾는 게 필요하다. 처음부터 잘되지 않겠지만, 계속 염두에 두고 연습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가장 지혜로운 대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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