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와 의지가 있다면, 될지 안 될지가 아니라, 언제 어느 때 될지에 대한 미지수
‘불확실성’
사람의 마음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세상이라고 표현하듯, 지금, 이 시각 이후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타자가 쳐지는 순간은, 이미 과거가 된다. 내 마음에 변화가 일어서 그럴 수도 있고, 사람에 의해서 혹은 상황에 의해서 예상밖에 일이 벌어지곤 한다. 예상밖에 일이 선물이 되기도 하지만, 더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상황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인생은 이렇게,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처럼, 때로는 선물을 때로는 악몽 같은 상황을 맞이하는 여정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한 사람에 인생이, 한 권의 책처럼 엮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생 여정을 퇴고할 순 없지만, 다시 살펴볼 때, 아쉬움보다는 미소짓는 순간이 많았으면 하고 바라본다.
바인더를 쓰는 사람은 안다.
하루 일정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말이다. 일과를 시작하기 전, 오늘 할 일과 그 시간을 바인더에 작성한다. 가장 짜릿할 때는 예상한 일과 그 시간이 딱딱 들어맞을 때다. 세상 중요한 일은, 혼자 다 한 것처럼 뿌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날은 거의 없다. 있더라도 오전이나 오후, 이렇게 반나절 정도면 그나마 다행이다. 거의 가 수정된다. 어떤 때는 하루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갈 때가 있다. ‘이렇게 될 거, 왜 계획을 세웠을까?’라며 한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다.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더 최악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그냥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게 된다. 오늘 하루 바빴는데 뭘 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가,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어디로 가야 할지 설정하지 않았으니, 계획한 방향대로 가는지 아닌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타인이 가자는 대로 상황이 벌어지는 대로 그렇게 따라가고 끌려가면,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가는지 체감하기 어렵다.
불확실한 현실에서 계획을 세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변화하는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버스 정류장에 있다고 하자. 내가 어디를 가겠다는 목적지가 명확하고 몇 번 버스를 타야겠다는 계획이 있으면, 타려던 버스가 오지 않았을 때 대처할 수 있다. 버스 노선표를 보면서, 내가 생각하지 않은 다른 버스가 있는지 살핀다.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없다면 갈아타거나,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려서 걸어가겠다는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정 없으면 지하철 환승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목적지가 명확하지 않거나, 몇 번 버스를 타야겠다는 계획이 없으면 어떨까?
혼란스럽게 된다.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려고 한다. 어느 지역에 어떤 극장에 가겠다고 명확하게 정하지 않았다. 그냥 서울 어딘가에 있는 극장이라고 하면, 몇 번을 타고 가야 할지 정하기 어렵다. 목적지를 정했다고 하더라도, 몇 번 버스를 타야 할지 정하지 않으면 명확하게 선택할 수 없게 된다.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알 수는 있지만, 한 대 정도의 옵션밖에는 얻을 수 없다. 지인이 겪었다는 이야기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지인이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 자기가 가려는 곳을 말하면서 버스 번호를 물었다. 지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버스 번호를 하나 알려줬다. 잠시 후, 이 사람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지인이 알려준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쫓아갔다. 하지만 놓쳤다. 이 사람은 씩씩거리면 지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한 마디를 날렸다. “저 버스도 가잖아요!” 황당했다고 한다. ‘그럼, 자기가 버스 노선표를 보고 살펴보던가!’라며, 황당한 마음을 삼켰다고 한다.
자! 계획을 세워야 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믿음이다. 계획을 세운다는 건, 이렇게 될 거라는 믿음. 그리고 이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다짐이다. 그렇게 믿고 의지를 다지면 이뤄질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포기하지 않는다면, 100%다. 그 시간과 때는 알 수 없지만, 어떻게든 이루어진다. 앞서 말한, 불확실성은 그 시간과 때일 뿐이다. 이뤄질지 아닐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니라는 말이다. 불확실성으로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될지 안 될지를 생각하지 말자. 그 시간과 때가 언제일지를 생각하자. 그렇게 반드시 이뤄지기를 소망한다.